환자의 정보 주권이 부각되면서 최근 의료정보 시스템은 병원 중심 구조에서, 환자 중심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환자가 참여하는 의료정보 시스템 모색은 아직까지 기술과 개인정보법 이슈 등의 한계에 부딪혀 이에 대한 성공 사례는 없지만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블록체인'이 떠오르고 있다.
메디블록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의료정보에 최적화된 맞춤형 의료정보 블록체인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환자중심 의료정보 시스템의 성공·모범 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
환자 주도의 의료정보 관리 블록체인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메디블록 이은솔 공동 대표를 만나 블록체인과 의료정보 접목의 방법론과 향후 비전을 들었다.
▲메디블록은 무엇인가?
메디블록은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환자의 진료기록과 라이프로그 등 통합된 의료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의료기관 방문 시 의사에게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플랫폼을 완성한다. 연구자들은 메디블록을 통해 특정 의료기관에 한정 되었던 의료 데이터를 국가와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수집할 수 있다.
▲국내 의료기관 도입현황은
글로벌 의료정보 플랫폼 메디블록은 한양대학교 병원, 경희대 치과 병원, 베스티안 화상전문병원 등을 비롯한 의료기관들 뿐만 아니라 딜로이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 및 다양한 기관, 사업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메디블록 플랫폼의 높은 실현가능성을 입증했다. 메디블록은 의료정보 오픈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2018년 말에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각 산업 영역별 블록체인과의 접목 사례로 빈번한데 블록체인과 의료정보 접목의 성공 사례가 있나
=상용화 사례는 아직 없다. 해외에서 시도를 하고 있다. 100군데 정도 시도하는 것으로 안다. 바꿔 말하면 의료정보와 블록체인의 접목이 유망하다는 뜻이다. 과거 우리가 사진을 찍는 과정은 필름 구매, 필름 장착, 촬영, 되감기, 인화소 방문, 인쇄, 재방문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바로 찍고 온라인 상에서 인화가 가능하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진료 기록을 종이 처방전이나 시디(CD)로 준다. 이 과정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환자는 자신의 의료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다. 다만 의료정보의 형태가 법적으로 지정되지 않아 CD나 종이가 활용되는 것이다. CD로 준다고 해봤자 지금 활용할 기기도 없다. 5~10년 내 CD가 사라질 것으로 본다. 그 자리를 전자문서, 블록체인이 대체할 것이다.
▲구상하는 의료정보 교환 방법은?
메디블록 앱을 통해 블록체인으로 연결된다. 환자가 병원가서 QR 코드 사진을 찍거나 코드를 입력하면 병원 시스템에는 환자가 자신의 정보를 병원 시스템과 연결하려고 한다는 메세지가 뜬다. 스마트폰 전달 정보랑, 환자가 동일하다고 판단되면 병원과 환자가 연결된다. 여러 디바이스에서 생성된 정보를 환자의 동의 아래 병원이 획득할 수 있고, 환자는 의무기록 사본을 요구하듯이 과거 내역을 앱에 넘겨달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전자문서로 받게 되는 것이다. 의료기관이 아닌 개인적으로 생성한 하루 도보량, 혈압, 체온 정보도 모으거나 교환할 수 있다.
▲대기업에서도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려고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기존 대기업들이 추구한 것은 중앙화된 건강기록 플랫폼이다. 회사에서 정보 기록, 보유하는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환자 정보로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각 개인의 정보를 넘겨주지만 환자들이 이런 모델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반면 메디블록은 환자 정보를 축적해서 이것을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이 가진 정보의 저장, 원본 확인 등의 기술을 이용해 환자가 원하면 보험사에 정보를 넘겨주고 이것이 원본인지 아닌지 블록체인을 활용해 원본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다. 즉 정보 유통망에 가까운 플랫폼이다. 소스 코드도 다 공개할 예정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존의 의료정보 플랫폼 대비 효용성은?
우리의 공략 목표는 의사-의료기관-개인환자-보험이다. 이중 환자의 만족도가 가장 떨어진다. 의료데이타 공유도 안되고, 산모들의 예방접종 수첩도 각 어플, 기관마다 따로 공유한다. 정보가 산재돼 있다. 병원 진료 정보의 교류가 어려워 답답해 한다. 의료진도 마찬가지다. 의사들도 환자의 정확한 진단 이력, 처방 이력 등을 알면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현재 대학병원급은 복약순응도, 당 측정 수치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용하지만 그 안의 정보는 그 어플 안에서만 갇혀 있다. 사실상 그 어플이 아니면 무용지물인 정보들이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이 정보들을 통합하겠다는 생각이다. PC통신이 인터넷으로, 윈도우 시대가 모바일로 바뀐 것처럼 변곡점이 멀지 않았다. 불편이 변곡점을 만든다. 환자들이 종이와 CD로 받는 의료정보의 불편함이 변곡점을 만들 것이다.
▲개발 상황은
5월 말에 의료정보교환을 위한 표준인 SDK가 나오고, 프로젝트 소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알파버전은 7월에 오픈한다. 조만간 있을 베트남 행사에서 협업하는 병원과 함께 이런 시스템, 이런 어플로 시연을 할 생각이다. 어떻게 정보가 공유되고 교환되는지 컨셉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보여주는 것이 개념 정립에 도움이 될 것 같다. 2018년 말에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는 비즈니스보다는 개발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면서 메디블록 기술을 활용하자고 먼저 제안하는 병원도 생겼다.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은 꿈 때문에 오픈소스로 간다. 서드 파티 업체들도 들어오고해야 함께 큰다.
▲연구자나 제약회사의 활용방안은?
제약회사의 경우 임상을 진행하면서 효능, 부작용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 지금은 병원 통해 정보를 얻는 구조인데 앱을 통해서 바로 환자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면 제약사가 활용할 가능성 높다. 블록체인 특성상 무결성, 기록 수정 안 되기 때문에 임상에서 활용하기 적합하다. 각 병원별, 전 세계에 흩어진 희귀질환의 경우도 블록체인을 통하면 정보 취합이 용이해진다. 양질의 환자 데이터를 스크리닝하는 것만으로도 임상 환자 군 선별, 타게팅에 효과적일 수 있다. 희귀환자군의 경우 자신의 정보를 비싸게 마켓에 팔 수 있다. 환자가 의료정보 주권의 당사자가 되는 것이다.
▲의료정보와 블록체인의 접목은 의료법과 개인정보법의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이나 선진국 사례를 조사해보면 개인이 자신의 의료정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국가 차원에서 전자문서로 돌려주는 등 그런 권리를 인정한다. 스마트폰과 사진이 결합하면서 인스타와 같은 플랫폼이 크게 성장했다. 정부가 블록체인을 차세대 산업이라 생각하거나 페이퍼리스(Paperless)가 업무 효율화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면 블록체인을 위한 판을 하루 빨리 깔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국에는 그런 판이 먼저 깔리고 있다. 나머진 업계가 알아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