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상대가치개편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대한임상의학회는 지난 27일 중앙대병원에서 열린 제17회 학술대회에서 각 전문과목별로 수가 신설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정부는 기존의 초진과 재진에 국한돼 있는 기본 진찰료에 심층 진찰료 등 세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 이날 발표에 나선 이들은 진찰료 개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각 전문과목별로 수가로 인정받지 못했던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신설의 필요성을 적극 어필했다.
전문과목별 수가 신설 당위성 강조
신경정신의학회 석정호 보험이사는 진찰료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정신건강의학과 특성상 심층면담에 대해 고려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정신건강전문요원을 건강보험체계에서 현실화된 수가보상 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석 보험이사는 "현재 건강보험제도 내에서 의사업무량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시행하는 정신요법은 대부분 저수가"라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면담 과정에서 임상적 문제의 복잡성에 대한 고려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병원 이외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함께 정신의학적 서비스 기관에서도 자문조정 역할을 확대해나가야 한다"면서 "이와 더불어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의료기사 수준의 활동을 보장하는 관련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비인후과의사회 김주환 보험이사는 현재 인정받지 못하는 처치행위에 대한 수가 신설을 주장했다.
그는 "이비인후과 진료의 특성상 환자를 볼 때마다 개별 소독된 이경, 비경, 후두경 도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소독비용이 든다"면서 "각 처치행위에 대한 별도의 수가 신설을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비인후과는 코의 공간구조 질환에 대해 진단, 치료하는 전문과로 해부학적 특성상 병변을 관찰하기 위해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
연세의대 김상운 교수(산부인과)는 "2차 상대가치개편에서 수술 수가를 인상했지만 산부인과 진료환경 개선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여전히 산부인과의 수가현실화를 주장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한준현 교수(비뇨의학과)는 진료과 특수성을 적극 어필했다.
그는 "비뇨의학과 환자는 요로 생식계를 진찰하기 떄문에 소아, 여성,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의사 혼자서 진찰할수 없고 진료실도 환기가 원활한 독립된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재발성 방광염, 전립선염, 소아 야뇨증 환자, 각종 비뇨기종양 환자, 남성 갱년기 환자 및 발기부전 환자도 반복적인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면서 "진찰료 개정에서 비뇨의학과만의 특성을 반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지방 근무 의사·장기근속 간호사 별도 수가 산정해야"
한편, 임상보험의학회 정기학술대회를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영구 신임 이사장은 "현재 초·재진 2단계에 그치는 진찰료를 세분화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심층진찰료, 장진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입원료 중 의학관리료 부분에서 별도 행위로 분리할 수 있는 부분은 분리가 필요하다"면서 "가령 장시간 수술 중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상이 없는데 이런 부분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간호관리료 부분에서도 지방, 도서·산간벽지 등 지역가산 수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부서에 장기근속한 간호사에 대한 가산 수가 신설도 제안했다.
그는 "간호사 사직률이 매우 높고 지방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면서 "간호사 채용에 대한 가산 이외에 장기 근속에 대한 수가 신설 이외 지방에 근무하는 간호사에 대해서도 별도의 지역 수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사도 마찬가지다. 출산율이 낮은 지방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에 대해서도 지역 수가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지금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영구 신임 이사장은 "외과, 흉부외과 이외에 외과계 중 기피 지원과에 대해서도 수가 가산정책이 필요하다"면서 "65세 이상 고령환자에 대한 파격적인 수술비 인상 및 신생아, 미숙아 치료관련 수가 파격 인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