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요구한 심사체계 개편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복지부와 논의해 심사체계 개편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문단을 구성하는 한편, 진행 중인 연구용역을 토대로 전반적인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5일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 달 청와대에서 진행된 심사체계 개편 이 후 구성된 심사평가체계개편단(단장 김선민 기획상임이사, 이하 심사개편단)이 맡아 심사체계 개편방안을 마련 중이다.
심사개편단은 구성된 직후부터 복지부가 비정규조직으로 구성한 심사개편 TF(팀장 이중규)와 함께 심사체계 개편을 위해 깊은 고심 중이다.
특히 청와대와 복지부는 심평원 심사개편단에 개편방안 마련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7월 말까지라는 기간을 못 박은 바 있다.
복지부가 마련한 심사개편 TF의 경우도 과장 인사시점과 맞물려 사실상 7월 말까지만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심사개편단은 복지부가 함께 구성한 '심사체계 개편 자문단'에 구성, 본격적인 개편방안 마련에 돌입한 상황이다.
심평원 심사개편단 관계자는 "5월 초 별도 조직이 구성된 이 후 심사체계 개편을 위한 자료 취합하는 기간이었다"라며 "앞으로 복지부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심평원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연구용역을 통해 심사체계 개편안의 전반적인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심평원은 지난해 12월 '합리적 의료비용 운영을 위한 진료비 심사체계 개선방안'(책임연구자 고대의대 윤석준)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지난 달 중간 연구결과 보고회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고대의대 윤석준 교수는 지난 4월 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2018 Korea Healthcare Congress'에 참석해 연구 중인 심사개편 방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윤석준 교수는 청구건별 심사에서 환자 단위로 심사를 하는 '환자기관 단위 경향심사체계'를 제안하는 한편, 상급종합병원은 자율적으로 진료비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안 도입을 주장했다.
또한 윤 교수는 심평원은 모니터링을 통해 의학적 타당성에 벗어나는 사례가 발견되면 정밀 심사를 통해 전수조사를 하는 식으로 개편하고. 국세청이 실시하고 있는 '성실신고확인제'를 벤치마킹한 '건강보험 심사 그린 인증제' 도입도 제안했다.
일정 기간 심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의료기관은 몇 년간 심사를 유예해 주는 제도다.
자문단에 참여하는 A의과대학 교수는 "지난 달 개편방안 연구 중간결과 보고회를 진행했다. 다만, 해당 연구의 종료가 오는 9월"이라며 "일단 중간결과를 토대로 개편방안의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그는 "심사체계 개편안에 대한 설계와 함께 경향심사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심사에 근거가 되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이 필요하다"라며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서 경향심사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자문단에서는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달 초 청와대에서 복지부와 김승택 심평원장 등이 참여하는 심사체계 개편 방안 회의를 가진 바 있다.
당시 청와대 회의에는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과 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 이중규 심사체계개편 TF팀장 그리고 심평원 김승택 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관련 회의에서 청와대는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학적 타당성에 입각한 심사체계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