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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봄' 바람타고 남북 한의학 만남 성사되나

발행날짜: 2018-06-05 11:50:02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 통해 남북 만남 추진 "획기적 발전 계기"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을 넘어 이제는 남북 한의학계가 힘을 합치는 모습이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경희대 한의과대학의 주도로 사상 첫 남북간에 한의학 교류의 장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한반도의 전통의학의 기틀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이재동 학장
경희대 한의과대학 이재동 학장은 "정치권과 종교계에 이어 남북 한의학이 손을 맞잡는 기회가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전통의학의 획기적 발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교류는 이재동 학장의 역할이 컸다. 최근 대만 타이중 중의약대학에서 개최된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Global University Network of Traditional Medicine, GUNTM)에서 이 학장이 이를 공식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이 학장은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서 북한 평양의학대학 고려의학부를 협의회로 초청하자고 제안했고 모든 회원대학들이 이를 동의하면서 공식 초청이 가시화됐다.

이재동 학장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북한 주민의 80% 정도가 고려의학에 의존하고 있다"며 "북한 경제가 어려워지고 세계적으로 고립되면서 한의학에 집중한 만큼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그간 민간요법이나 전통의학을 체계화시켜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의학이 정립한 치료법만 약 5만 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 이 중에는 아직 해외에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학장의 기대다.

이재동 학장은 "고려의학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류가 성사된다면 우리의 전통의학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이 학장은 북경중의약대학을 통해 평양의학대학과의 소통을 추진중에 있다.

실제로 이번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에서는 북경중의약대학을 채널로 평양의학대학을 초청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T)도 구성했다.

내년 열리는 제11회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에 평양의학대학을 초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를 평양에서 개최하기 위한 기반이다.

이르면 내년에는 남북의 한의사들이 모여 사상 처음으로 서로의 학문을 교환하는 장을 마련하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이 교수는 "중국이 좋은 반응을 보인 만큼 북경중의약대학이 중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면 북한과 전통의학의 정보를 공유해 함께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는 지난 2009년 경희대의 주도로 만들어진 협의체로 한국을 비롯 중국, 호주, 대만, 홍콩 등 5개국 7개 대학(경희대, 북경중의약대학, 광주중의약대학, 중국의약대학, 상해중의약대학, 홍콩침회대학, RMIT대학)이 참여해 각 대학의 전통의학 교육과정과 연구, 임상을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