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상급병실료 급여화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상급종합병원들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비판들이 근거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가장 큰 피해자인 상급종합병원들에 화살이 돌아오는 것에 대한 반감이다.
A대학병원 보직자는 12일 "상급병실료 급여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바로 상급종합병원들"이라며 "자체적인 분석만 해도 천문학적인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상급병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은 2인실 16만원, 3인실 12만원선으로 사실상 가격 상한 선이 정해졌다.
환자 본인부담금은 상급종합병원 2인실은 8만원, 3인실은 4만원 선으로 확정됐다.
그러자 일선 중소병원들은 병실 가격 역전 현상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비급여로 남게 되는 중소병원 2인실 가격이 평균 10만원 선이라는 점에서 중소병원보다 상급종합병원 2인실 비용이 더 싼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대형병원을 밀어주기 위해 정부가 그린 빅픽처가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오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상급종합병원들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급여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이 대형병원인데 비난의 화살이 잘못됐다는 지적.
A대병원 보직자는 "대부분 상급병원 병실 가동률이 90%가 넘는데다 대기 환자만 해도 많게는 수백명대에 달하는데 무슨 쏠림현상이고 빅픽처냐"며 "급여화로 적게는 수십억대부터 많게는 수백억대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상급병원들도 골머리가 아픈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소병원협회 등 일부 병원급에서 쏠림현상 등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상급병원과 병원간에 경쟁이 되는 구조도 아닌데다가 솔직히 상급병원 가려다가 돈 아끼려 병원에 가는 환자가 몇이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로 인해 상급종합병원들은 자체적으로 손익 구조를 분석하고 대기 환자 증가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나마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치였던 상급병실의 빗장이 풀리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택진료 폐지와 상급병실료 급여화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시했던 방안들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B대학병원 보직자는 "문제는 상급병실을 통해 그나마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던 입원 구조가 완전히 깨져버렸다는 것"이라며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던 병실을 활용해 급한 환자를 1인실-2인실-6인실로 조정해가며 유도리를 발휘했는데 이젠 불가능해지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그는 "여기에 수익성 악화까지 겹치면서 지금 상급종합병원들은 아수라장"이라며 "하루 빨리 의료질평가 지원금 등 반대 급부가 들어오지 않으면 더 뒤틀린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