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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지원도 스마트폰 시대…전화 대신 '올리브씨'

발행날짜: 2018-06-26 06:00:48

이병일 HBA 대표 "지원자·시험 기관 니즈를 상호 충족 플랫폼 필요"

AI와 블록체인의 시대다.

신약 후보물질 도출과 임상 지원자의 정보·임상 이력 관리에 AI와 블록체인이 속속 활용되면서 서서히 임상 과정도 디지털의 힘을 빌리고 있다.

그렇다면 임상시험 지원 자체는 어떨까. 구인 광고와 전화에 의존하는 임상시험 지원 시스템은 디지털 시대에도 유효할까. 스마트폰 앱을 통한 임상시험 지원의 디지털화를 선언한 이병일 HBA 대표를 만났다.

현재 임상시험은 지역별 임상시험 센터가 구인 공고를 온오프라인에 게재하고 이를 본 사람들이 지원하는 구조를 갖는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지원자들은 임상시험 약에 대한 부작용 등 자세한 정보뿐 아니라 환자의 권리까지 등한시 돼 왔던 게 사실.

수 년 전 임상 시험에 참여하며 느꼈던 이런 '불편한 기억'이 이병일 HBA 대표의 임상시험 지원 플랫폼 개발을 이끌었다.

이병일 대표는 "지인의 건강 문제로 신약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실제 임상에도 참여했다"며 "그 과정에서 일반인들과 신약개발 정보, 임상시험 기관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임상정보는 공급자 위주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자신이 참여하는 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저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한다"며 "임상 종료와 함께 지원자들은 무슨 약을 개발하는지, 약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과거 모 대기업 SNS 관련 기획 분야에서 일을 했던 이 대표는 미국에서 SNS을 통해 임상지원자와 병원을 매칭시켜주는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임상지원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SNS 기반으로 IT와 임상의 접점을 찾자는 아이디어는 보건복지 관련 정부 기관과 헬스커뮤니케이션 관련 비즈니스를 하며 더욱 확고해졌다.

이병일 대표는 "말기암 투병 중인 지인이 신약 임상 참여로 현재까지 기대 수명을 넘긴 사례도 있다"며 "생동성뿐 아니라 다양한 임상지원 수요가 있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고,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지원자를 모집하는 기관 역시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임상시험 지원은 인터넷 상에서 지원한다고 해도 결국 전화로 재 확인을 거치는 등 아날로그 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임상도 노쇼(No Show) 문제가 생겨 차질을 빚기도 하는데 어플을 이용하면 예약하듯 손쉽게 지원 동의 확인과 사전 문진, 일정 관리가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지원자의 니즈와 임상시험 기관의 니즈를 서로 충족시키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스마트폰 앱 개발로 이어졌다"며 "플랫폼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건 참여자 중심의 임상지원을 통해 임상의 질적, 양적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임상지원 플랫폼 '올리브씨'는 부동산 매물 검색 앱과 비슷한 기능을 갖췄다. 자신이 원하는 임상 분야를 등록하면 해당 임상 공고가 게재될 때 알려주고, 거주지 근처 임상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참여자의 헛걸음을 방지하기 위해 키, 몸무게, BMI, 혈액형, 3개월 내 임상 참여 여부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지원 역시 어플로 가능하다.

아직 베타테스트에 불과하지만 반응은 뜨겁다.

이병일 대표는 "작년 10월 시작했는데 6만 7천여 다운로드가 이뤄졌고 3만명 정도를 회원 DB로 가지고 있다"며 "관심 질환을 등록한 사람은 1만명 정도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서울은 임상 2012년부터 신약개발 임상시험 진행 건수가 전세계 1위에 달할 정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며 "그에 걸맞는 플랫폼을 위해 전자 동의 개념을 추가하고 복약지도, 생활습관 관리, 내원 안내 등 환자 편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