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당뇨병 만성질환 관리사업 통합 모형에는 동의한다. 문제는 1인 의원급이 80% 이상인 현실을 감안한 모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주최로 26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출범 기념 포럼에서 개원의 단체들은 지역 의원급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합리적인 사업 모형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서울대병원 조비룡 교수는 올해 하반기 지역사회 일차의료와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통합과 본인부담 감면 등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추가 통합 그리고 2019년 고혈압과 당뇨병 등록관리사업 통합 등 3단계 통합안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환자 관리를 위해 케어 코디네이터 도입을 주장했다.
주체는 간호사이며 복약과 방문 리마인드와 측정 수치 등 자가 모니터링 지원, 생활습관 상담 등의 역할이다.
환자 1인당 관리수가는 현 케어플랜(6만 5800원)과 교육상담료(8회, 5만 2200원), 비대면관리(2만 7300원*12개월, 32만 7600원) 수가를 동일 적용하되, 비대면관리를 환자관리료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학회와 개원가, 전문가 입장이 갈렸다.
의사협회 김정하 의무이사(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질환 관리사업 통합은 의미가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의사협회가 통합 모형을 미리 논의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일차의료의 주도적 역할과 유인책을 위한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원내과의사회 조현호 의무이사는 "만성질환관리는 2014년 개원내과의사회에서 고민했던 내용으로 결론은 좋은 모형을 만들어 많은 환자가 참여하면 된다는 것이다"라면서 "관 주도에서 동네의원이 주도하고, 의료계와 파트너십 그리고 재정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호 이사는 "만성질환 관리에서 의원급 관심은 높으나 실제 참여는 많이 떨어진다. 조비룡 교수가 제언한 케어 코디네이터는 1인 의원급이 80% 이상인 현실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전제조건은 1인 의사를 감안한 간호인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차보건의료학회 고병수 회장도 "정부가 현실적 고심을 해줬으면 한다. 1인 의사가 80% 이상인 의원급에서 케어 코디네이터로 간호사 1명을 어떻게 고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지역 공동센터를 통한 간호사와 영양사, 운동사 등 구체적 고민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회는 교육상담을 위한 수가에 초점을 맞췄다.
내분비학회 류옥현 보험법제위원(한림의대 내과 교수)은 "당뇨의 경우, 교육할 분야가 다양하다. 모형 논의 시 유연성 있는 교육 스케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대학병원 당뇨 교육은 적자로 운영하고 있다. 일차의료 전담 간호사 고용이 어려운 상태를 감안해 정부의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차의료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노원구의사회 조문숙 회장은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만성질환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케어 코디네이터 개념을 지역사회 기반 영양사와 운동사가 환자를 찾아가는 서비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 관리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긍정 평가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오늘 추진단 출범식과 포럼은 의미가 있다. 케어 코디네이터를 간호사로 국한하지 말고 만성질환 관리 잘한 환자로 고려했으면 한다"면서 "지역사회 의미를 좁게 해 환자 가족 참여 방안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비룡 교수는 "추진단 출범은 단순히 일차의료 살리기 문제는 아니다. 만성질환을 방치하면 심각하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라면서 "케어 코디네이터는 각각의 상황이 가능하다. 합리적인 모형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케어 코디네이터 간호사 근거는 의사와 직접적이고 밀접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자 관리와 의료비를 절검한다는 근거에 입각했다"고 전하고 "만성질환 관리사업 통합이 순탄치 않겠지만 희망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