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진단 검사법이 당뇨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유전체 시퀀싱 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하면서 종양이나 자가면역질환 분야에는 이미 혈액검사가 보완옵션으로 자리매김하는 상황. 대표적 만성 질환인 당뇨병 영역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특히 현행 당뇨 진단법인 경구당부하검사가, 환자의 혈액 채취를 수차례 시행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지적되고 있어 신규 진단 전략의 변화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단 한 번의 혈액 채취로 당뇨 의심 환자를 걸러내는 신규 검사법은, 최근 성료한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학술회장에서 논의됐다.
새로운 방식은, 혈액 샘플에서 얻어진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를 이용해 확진 환자를 보다 수월하게 잡아낼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해당 진단법을 사용할 경우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서 진단을 위해 겪는 불편함의 상당부분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대부분의 진료 진침에서는 1차적으로 경구당부하검사(OGTT)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OGTT 방식은 당대사 정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환자가 일정량의 포도당을 복용하고 2~3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혈액을 수차례 채취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따랐던 것.
올해 학회에서 논의된 새로운 당뇨 스크리닝 전략의 강점은, 무엇보다 간소화 측면이다.
1만2199명의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25년간 추적관찰을 진행한 새로운 결과에 따르면, 공복혈당 및 당화혈색소를 적극 활용하는 혈액진단 방식은 당뇨 진단뿐 아니라 추후 당뇨 환자의 심혈관 및 신장 질환, 사망률에 높은 양성 예측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존스홉킨스 보건대학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혈액 샘플에서 얻어진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통해 당뇨를 확진할 수 있는 진단 전략"이라면서 "현재 임상 가이드라인을 한층 간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일부 의료진들은 이미 비만이거나 당뇨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등에서 해당 진단 검사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혈액을 채취해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검사하는 방식은 초기 당뇨 선별검사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판 ADA 당뇨 가이드라인 개정판 "상반기 반영 여부 주목"
학회에서는 아직 추가적인 검증작업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당부하검사만으로 당뇨 확진이 어려운 환자에서는 새로운 혈액진단법을 적극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오는 2019년 상반기 ADA 당뇨 진료지침 개정을 앞둔 상황에서, 선별검사 전략에 변화가 관측되는 이유다.
다만 해당 혈액진단 방식은, 혈액 채취 당시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가 단독으로 상승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민감도를 보여줬다.
동일 혈액샘플에서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증가한 환자의 일치도는 40% 수준으로 보고됐기 때문에, 전당뇨 및 당뇨 환자의 과소진단을 막기 위해 특이도와 민감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선결과제가 던져졌다.
한편 학회에서 발표된 이번 전향적 임상인 ARIC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연구원의 주도 아래 실시된 결과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