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 관련 일명 의료인 폭행 방지법 처벌규정을 엄격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했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4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최근 전북지역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의사 폭행 사건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북 I 병원 응급의료센터에 근무 중인 응급의학과장이 주취자의 무차별 폭행으로 뇌진탕과 목뼈 염좌, 코뼈 골절과 치아 골절 등 전치 3주 부상을 입고 입원했다.
의사 폭행 소식은 의료계 내부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의사협회와 시도의사회 등 전체 의료계에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통해 "해당 폭행범과 살해 협박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중한 형사적 처벌을 요구하고,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협회는 피해 의사 회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대집 회장은 "관련법을 법령대로 적용해 무관용의 원칙과 법리적 요건을 충족시킬 때 구속수사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경찰청의 의료인 폭행 수사 지침, 매뉴얼 등을 제정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하고 "관련법 처벌조항의 벌금형 및 반의사 불벌죄 조항 삭제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엄정한 법 집행을 사법기관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응급실에서 의료인 폭행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전제하고 "강화된 처벌 규정이 적절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련 사법기관(경찰청)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력 예방 관련 대국민 홍보를 확대하고, 관련 학회 등과 협력해 개선 필요사항을 모색하겠다"며 복지부의 적극적 대응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 의료법과 응급의료에 관한 법에는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의료 종사자에게 폭행 등을 행사해 진료를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 만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 접수된 '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는 제목의 의사 폭행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은 동의 표시가 이미 1만명 훌쩍 넘긴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