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방권 진입 5년차를 맞은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들에 '저용량' 처방 선호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환자의 체중이나 크레아티닌 제거율 등 선택이 애매한 상황에선, 출혈 안전성을 고려해 고용량보다는 저용량 제형 처방이 선호됐다.
최근 전문약 청구액 조사 결과에서도, NOAC 제제들에 저용량 품목 처방 선호 현상은 확연하게 그려졌다.
현재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목적으로 처방되는 NOAC 품목은 자렐토(리바록사반), 엘리퀴스(아픽사반), 프라닥사(다비가트란), 릭시아나(에독사반) 4개 품목이 시장에 포진했다.
4개 품목들 모두 고용량과 저용량 품목을 각각 국내 허가받은 상태다.
국회를 통해 입수한 심평원 EDI 청구액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 시장은 저용량 품목들이 모두 청구액 상위권을 점했다.
시장 리딩 품목인 자렐토의 경우도, 고용량인 20mg 제형보다 저용량 15mg 제형의 청구액이 앞선 상황.
작년 1분기 15mg 제형은 41억200만원(104위), 자렐토20mg정은 39억3800만원(113위)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이런 분위기가 나타났다.
더욱이 저용량인 15mg 제형이 50억6000만원(88위)으로 크게 늘면서, 20mg정 44억2000만원(105위)과 비교해 저용량 선호 현상을 분명히했다.
엘리퀴스 또한 고용량(5mg정) 제형보다 저용량(2.5mg정) 제형의 선호도가 높았다.
엘리퀴스5mg정은 2017년 1분기 26억8800만원(199위), 저용량 품목인 2.5mg정은 28억 2800만원(184위)의 청구액을 기록한 것.
올해 1분기엔 저용량 품목이 39억2400만원(124위), 5mg정이 37억8300만원(135위)으로 급성장하면서 자렐토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이외 프라닥사캡슐110mg은 2017년 1분기 27억7000만원(194위)에서 2017년 4분기에는 청구액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NOAC 제제 중 가장 늦게 출시했다는 핸디캡에도 불구 작년 하반기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릭시아나 역시, 저용량 선호현상은 다르지 않았다.
15mg, 30mg, 60mg 3개 용량 중 30mg 용량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릭시아나정30mg은 2017년 4분기 30억6000만원(195위)에서 올해 1분기 35억6700만원(151위)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저용량-고용량 "적합 용량 결론은 RCT 필요"…국내 저용량 선호
NOAC 제제들의 허가 용량은 저용량과 고용량 품목으로 크게 나뉜다.
일부 차이라면, 엘리퀴스나 릭시아나의 경우 저용량 품목이 고용량 품목에 절반 함량을 보이는 것과 달리 자렐토나 프라닥사는 함량이 다르다.
실제 자렐토는 고용량이 20mg이지만, 저용량 품목은 절반이 아닌 15mg의 함량을 보인다.
고려의대 순환기내과 심재민 교수(안암병원)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환자들에는 뇌졸중 예방을 위해 NOAC이 표준치료제로 자리잡아가는 상황에서 주요 출혈 위험은 처방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투약 용량을 선택할때 환자 체중이나 크레아티닌 제거율 등을 고려하게 되는데, 50 전후에서 왔다갔다 하는 등 애매한 수준이며 저용량을 선호하게 되는 경향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인 환자에서 저용량과 고용량 품목의 적합성을 얘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무작위대조임상(RCT)이 필요하다"며 "인종이나 기저질환, 병용약물, 항응고제 용량 등과 관련 추가 분석도 요구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