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패러다임이 단편적인 증상 소실에서 장 점막 치유로 나아가고 있다.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에서 벗어나 점막 치유를 통한 병의 진행과정과 합병증을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치료 분야에서 치료 실패율이 높았던 생물학적제제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신규 옵션인 항인테그린제제를 고려에 넣자는 주장이다.
23일 방한한 차기 유럽크론병및궤양성대장염학회(ECCO) 회장인 로랑 페이랭 비룰레(Laurent Peyrin Biroulet) 교수(프랑스 낭시대학병원 소화기내과)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과 실제 장염증의 상태가 일치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대장내시경 등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병의 상태를 정확히 모니터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염증조절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진료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를 더 빠르게 시작하자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치료전략이 시도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기존 치료전략에 속한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 등에서 낮은 치료 효과를 보인 것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증등증 이상의 환자에 빈번이 처방되는 생물학적제제의 경우 치료 초기 10~40% 환자에서는 반응이 없으며, 이차반응 소실 비율도 치료 1년차 20~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행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ASA,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메토트렉세이트(MTX), 칼시뉴린 억제제, 생물학적제제인 TNF-알파 억제제가 치료 옵션으로 포진해 있다.
특히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모두에 허가 적응증을 가진 생물학적제제로는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휴미라(아달리무맙), 킨텔레스(베돌리주맙)가 위치한 상황.
다만 킨텔레스는 국내에서 중등증 이상 환자에 2차 치료제로 사용이 제한됐다.
여기서 2015년 6월 국내 허가를 받고 작년 8월 급여권에 오른 신규 옵션인 킨텔레스의 사례가 주목되는 것이다. 실제 장점막 치유효과를 놓고 기존 TNF-알파 억제제에 크게 앞서는 결과지를 보였기 때문.
이러한 결과는 작년 공개된 킨텔레스 5년 장기추적 데이터에 이어, 신규 리얼월드 자료가 올해 유럽크론병및대장염학회 학술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TNF-알파 억제제와 비교해 킨텔레스 치료군에서 12개월 누적 점막치유 효과가 73%, 임상적 관해율은 54%가 높았다.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없는 '탈스테로이드 임상적 관해율' 역시 43% 더 증가했다. 크론병 환자에서는 TNF-알파 억제제 대비 1년 누적 점막치유가 67% 올라간 것이다.
비룰레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기존과 달리 과감한 치료 전략이 가능해졌다"며 "베돌리주맙의 해당 임상결과에서 보여진 60%를 넘긴 점막치유 효과는 다른 치료 옵션에선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증상 소실을 목표로하는 치료만으로는 염증성 장질환의 자연경과를 개선할 수 업다"면서 "병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점막 치유 등 치료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은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국민관심질병 항목으로 분류돼 관리 중이다.
국내 크론병 환자수는 2017년 기준 약 2만 명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궤양성 대장염 환자수도 약 4만명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