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의학 전문가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평가' 결과를 통해 드러난 국내 중환자실의 문제점과 함께 정부지원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중환자의학회 홍성진 회장(여의도성모병원‧사진)은 12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중환자실의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홍성진 회장은 최근 심평원이 발표한 '2차 중환사실 적정성평가' 결과에 대해 '여전히 개선할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지표를 두고 진료가 아닌 구조에 집중된 탓에 '의료기관 인증'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과 7월에 열렸던 심평원 중환자실평가분과위원회, 의료평가조정위원회에서도 중환자실을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기능 분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모니터링 지표인 사망률, 감염률등의 평가지표화와 중증도 보정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함께 자리한 김제형 기획이사(고대안산병원)는 "전 차수에 비해 1등급 의료기관이 500% 증가했다. 하지만 중환자 진료가 질적으로 500%가 증가했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며 "3차 적정성평가 개선안을 준비했다. 질적으로 평가지표를 강화하자는 골자로 의견서를 심평원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적정성평가의 1등급 기준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1등급 위에 상위등급을 추가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구체안이 만들어진다면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중환자의학회는 산하에 전담 조직인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 TFT'를 구성해 의료기관 별 중환자실 등급화를 추진하는 한편,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대변되는 증증외상의 경우 정부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 반해 중환자 의료의 경우 정부지원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초대형병원으로 분류되는 A병원조차도 중환자실의 1병상 당 1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지만 전담인력 등에 대한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성진 회장은 "그동안 중환자 의학이라는 독립적인 개념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상대적으로 요구되는 인력과 장비에 반해 원가가 적자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도로 따졌을 때는 정부지원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제형 기획이사는 "외상이나 응급의료와 차별되는 부분이 있다면 정부지원금"이라며 "중환자실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무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담 전문의 혹은 간호인력을 채용하면 병원이 모두 부담하는 시스템"이라며 "중환자실은 필수 의료분야인데 병원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