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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주52시간 선언…병원계 "취지는 공감하나 글쎄"

발행날짜: 2018-11-23 05:30:59

병협·상급종병협, 방법론서 극명한 온도차 보여…일선 교수들 "실현가능성 낮아"

의사협회의 준법진료 선언이 지금의 의료환경을 바꿀 수 있을까.

의대교수, 전임의, 봉직의도 근로기준법에 의거해 진료하자는 의협의 준법진료 선언에 대해 일선 병원계는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방법적인 측면에선 온도차를 보였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기획및정책위원장(동군산병원장)은 "최근 의사 3인 구속 사건 등에 분개하고 항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투쟁의 방법에선 시각은 차이가 있다"면서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동참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병원협회는 이날 오전 내부 회의를 진행했지만 이렇다 할 협회 입장을 정하지 못한채 마무리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 김영모 회장(인하대병원장)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의사도 준법진료하자는 선언은 좋은 얘기라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환자를 앞에 두고 근무시간에만 맞춰 일하는 게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즉, 환자 수술 및 진료 도중 근무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는 게 직업윤리에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

김 회장은 "준법진료 선언은 처음 듣는 얘기다. 이는 중요한 사안인데 전혀 협의가 없었다"며 "준법진료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선 의과대학 교수들도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방의 한 의대교수는 "사실 전공의법 시행 이후 교수들도 상당히 지쳐있는 상태에서 근로기준법에 맞춰 진료한다는 선언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봤다.

일단 의대교수 또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로 병원장의 지시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과대학 교수는 "의협이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얼마나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병원협회, 중소병원협회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협조를 구하고 동의를 이끌어 내야하는데 자칫 공허한 선언에 그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준법진료 선언은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려면 일방적인 행보로는 힘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를 공유하는 과정이 미흡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경기 지역 중소병원장은 "준법진료 선언과 관련해 일선 병원에선 11시간 휴식시간 보장이 쟁점이 될 수 있다"며 "대학병원에선 의대교수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