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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속도내는 의협…의료계 "필요"vs"득보다 실" 분분

발행날짜: 2018-11-15 12:00:59

병원 경영진 "공감하지만 동참어려워"…일각선 "파업 한번쯤 필요해"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1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이어 전국의사총파업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일선 회원의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메디칼타임즈가 의료계 관련 단체 및 일선 의대교수, 병원장, 전공의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심증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총파업 참여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정책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격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병협 차원에서 회원 병원의 동참을 이끄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참여를 독려하거나 홍보 및 설득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또한 "충분히 공감은 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병원 문을 닫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일주일 문 닫으면 사실상 폐업인데 병원 경영진 입장에선 분신자살 수준의 자해성 투쟁을 벌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도 마찬가지다. 당장 총파업에 나선다고 할 때 전공의들의 참여를 이끌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총파업은 언제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며 "현재로선 이번 사건에 대해 홍보가 안 된 상태로 지금 한다면 참여하는 전공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입장에선 전공의법 등 현안이 더 시급한 상황으로 이번 사안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이 안된 상태에서 파업에 동참하라고 하면 당장 눈앞에 환자를 두고 파업에 나설지 의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조만간 지역순회를 통해 총파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홍보와 더불어 설득하는 과정을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선 의과대학 교수들은 총파업 이외 다른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지역 모 내과 교수는 "총파업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면서 "전문가 집단답게 의학적 근거를 갖고 논리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게 우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사 입장에서 불만이 많지만 길거리로 나선다고 해결되는게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을 설득하려면 '의사가 힘들어서'라는 논리가 아닌 국민 입장에서, 환자안전 차원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지역 한 내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총파업이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며 "지금은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을 해야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파업을 해서 30일 버텼다고 치자. 그렇다고 바뀌는게 있나.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나.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그래도 안되면 총파업에 나서도 늦지않다"며 "파업을 반대하는게 아니라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방 국립대병원 한 교수는 "현 의료시스템 내에서는 준법투쟁만으로 얼마든지 대학병원의 진료를 마비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굳이 파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법원의 판결대로 철저히 검사하고 필요한 경우 상급 병원으로 전원조치하는 방안을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일선 의료진 중에는 "파업이라도 하면 그나마 의사들이 왜 분노하는지 말이라도 한번 들어보려고 하지는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인천 모 중소병원장은 "지금의 상황에선 파업이 의사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도대체 의사들이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우리의 얘기를 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선 개원의는 "이는 국민 여론과 무관하게 총파업에 나서야 하는 사안"이라며 "의사들도 여론이 안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 후폭풍이 심각할 것이라고 판단, 총파업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1일 연석회의를 통해 총파업 전권을 위임받은 의사협회는 구체적인 총파업 방안 논의에 돌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현재는 토론회부터 준법진료 투쟁 등 다양한 투쟁 방식을 꺼내놓고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1~2주내로 구체적인 방식을 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총파업 성패의 핵심은 홍보라고 본다"며 "최대집 회장을 중심으로 빠른시일 내에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