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방 추나요법을 급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의료계가 양방과 한방으로 건강보험을 나누자는 파격적 제안으로 응수하고 있다.
한방을 이용하지 않는 상당수 국민들이 추나요법 등을 받기 위해 건강보험료를 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 차라리 보험을 분리해 형평성을 맞추자는 주장이다.
전라남도의사회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건강보험 분리를 통한 선택권 보장과 형평성 확보를 주문했다.
전남의사회는 "2017년 노인진료비는 28조원으로 2010년과 비교하면 2배나 증가한 수치"라며 "2026년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보험재정 지출이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인층에서 주로 이용하는 한방의료기관의 급여비는 2017년 2조 5천억원으로 매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건강보험료 부담이 크게 커지고 있으며 이에 맞춰 건강보험 재정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남의사회는 이러한 한방 진료에 대한 부담을 젊은 국민들에게까지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한방을 주로 이용하는 노인층과 거의 이용하지 않는 젊은층에게 똑같이 건강보험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전남의사회는 "올해 2월 복지부가 발표한 한방의료이용 실태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34.9%만이 한방 의료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며 "평생 한번이라도 한방을 이용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20대 이하 연령층은 43.1%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방에서 치료받은 주요 질환으로는 요통, 염좌, 견비통 순의 근골격계 질환치료로 필수의료와는 거리가 먼 보완적 치료였다"며 "과학적 검증 및 안전성, 유효성, 효율성이 인정되지 않은 급여화는 보험재정의 누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남의사회는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과 국민들간에 형평성을 위해 한방건강보험을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보험을 분리해야 한방을 이용하지 않는 대다수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향후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남의사회는 "현재 우리나라 젊은 계층들의 한방 이용률은 매우 낮은 상태인데 이들에게 똑같은 보험료를 부담시키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라며 "이들에게 건강보험 선택권을 주고 건강보험료를 차등화 시켜서 불필요한 보험료 지출을 경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남의사회 2800명의 회원들은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건강보험에서 한방을 분리할 것을 촉구한다"며 "의사회 차원에서 이에 대해 범국민적 계몽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