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환경을 갖추지 못한 수련병원은 전공의 정원을 배정하지 않겠다."
대한내과학회가 내과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꺼냈다.
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길병원)는 30일 오전 대한의학회 임원아카데미 '수련교육' 세션에서 올해 전격 도입한 수련병원 질에 따른 전공의 정원 배정 규정을 공개했다.
엄 수련이사는 "2019년부터 내과 전공의 수련병원의 수련환경을 평가해 저조한 병원에는 전공의 정원을 감축해 나가겠다"면서 "올해 전면 개정한 '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를 근거로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올해 수련환경이 저조한 7개 수련병원에서 각각 1명씩 전공의 정원을 감축해 우수한 수련병원 7곳에 각 1명씩 총 7명을 늘려줬다"면서 "이를 통해 전공의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이 완료됨에 따라 내년도부터는 내과학회가 평가를 통해 정해진 전공의 정원 내에서 수련환경 실태에 따라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거나 증원하겠다는 것
엄중식 수련이사는 "최종결정은 복지부(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하고 내과학회는 의견을 전달하게 될 것"이라며 "다행히 복지부가 학회 의견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있어 그대로 수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 정원을 감축한 병원의 반발이 상당히 크지만 수련병원 질 관리가 안되면 다 죽는다는 각오로 강행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내과 전공의 수련병원은 연차당 전공의 정원 1명인 곳부터 25명까지 다양한 실정. 문제는 연차당 전공의 정원이 1명인 곳은 사실상 당직의사 역할을 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는 게 내과학회의 판단이다.
엄 수련이사는 "미국의 경우 한 년차에 약 12명 이상의 전공의를 확보해야 수련이 가능하다고 보고있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는 최근 내과학회 평의원회까지 통과한 사안으로 반대는 없었다"며 "수련병원 교수들의 공통적인 위기감과 수련의 질은 높여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