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복지부가 발표한 만성질환관리 통합서비스 시범사업 모형 및 수가를 두고 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찬성 입장을 보이며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최근 열린 시도회장단 회의에서도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만성질환관리 통합서비스 시범사업에 찬성키로 입장을 정리했다"면서 "오는 12일 상임이사회 논의가 남았지만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만성질환관리제(만관제) 시범사업에 번번이 의사협회 등 의료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최근 시도회장단 회의에서 찬성키로 입장을 정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박 대변인은 이번 시범사업 모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신뢰 프로세스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과거 만관제 논의에서 의협 패싱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만성질환관리 통합서비스 모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복지부 측에서 추진단 산하에 별도의 실행위원회를 두고 의료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려는 노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기존에 만관제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내과, 가정의학과 개원의들은 새로운 통합서비스 모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 또한 세부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공개한 모형에서 가장 큰 논란이 제기된 '코디네이터' 채용 이슈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내과의사회도 의협과 입장을 함께 하기로했다"면서 "의협 상임이사회 통과 절차가 남았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디네이터 인력에 수가를 낮게 책정함으로써 채용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 부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시범사업 단계로 의사의 역할이 정립안된 상태에서 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직군까지 유입되는 것은 추후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우려스러웠다"면서 "사실 코디네이터 인력 부분에 수가를 높게 책정하면 고민스러웠을텐데 고민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자 본인부담금을 산정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종웅 회장은 "기존 만관제 시범사업에서는 무료였다가 새로운 시범사업에서 연 2만원선에서 환자 본인부담금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환자 동의를 얻어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데 비용부담 문제로 이탈 환자가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만관제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가정의학과의사회 유태욱 회장은 모형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사실 월 2회 환자에게 전화 상담을 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면서 "환자에 따라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전화연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유 회장은 월 2회 전화상담을 월 1회로 줄이고 대신 문자를 주1회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전화 상담에 거부감을 느껴 일부 이탈하는 환자도 있었다"면서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화보다는 문자에 대해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또 환자에 대한 토탈 약물이력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고혈압, 당뇨 질환을 지닌 고령의 환자들은 복용하는 약 갯수가 너무 많다"면서 "주치의 차원에서 이를 줄여주는 등 총체적인 관리를 하고 싶은데 DUR시스템에서 간혹 중복약이 걸러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환자 처방약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추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외과계 개원가에선 외과계 상담수가 시범사업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외과의사회 정영진 회장은 "이번 만관제 시범사업 모형은 의료계 의견을 잘 반영해 개원가에서 참여하기 용이하도록 설계가 된 반면 외과계 상담수가는 절차가 복잡해 참여가 저조하게 설계된 점에서 아쉽다"며 "추후 의료계 의견을 반영하는 개선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