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이상지질혈증 개정 진료지침 PCSK9 억제제 옵션 진입…"효과는 인정, 적정 가격 더 낮춰야"
고지혈증약 PCSK9 억제제에 여전히 비용효과성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를 비롯한 주요 해외 학회 개정 진료지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비스타틴 주자 PCSK9 억제제의 실효성에는 큰 이견이 없지만, 높은 가격대로 인해 환자 접근성에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발품목인 프랄런트(알리로쿠맙) 경우 작년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 절반 수준의 가격 인하를 발표했음에도 비용효과성에는 꼬릿말이 따라 붙었다.
이러한 PCSK9 억제제의 비용효과성을 지적한 의견은 올해 첫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되며 이목이 쏠렸다.
무엇보다 해당 비용효과 분석 자료가, 프랄런트의 최신 ODYSSEY 임상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ODYSSEY OUTCOMES 임상은 작년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57개국 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심혈관계 이환율 및 사망률 감소 효과를 저울질한 결과, 고위험군들에 주요 심혈관사건(MACE) 발생을 유의하게 줄이며 혜택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대학 BIDMC(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심장내과 드루브 카지(Dhruv Kazi) 교수팀은, 해당 임상의 비용효과를 따져본 결과 "비용인하에도 불구 여전히 가격대가 높다"고 지적했다.
작년 사노피 리제네론은 시장 진입이 빨랐던 미국 지역에서 프랄런트의 가격을 연간 7000달러로 절반에 가까운 비용 인하를 감행한 바 있다.
론칭 초기 프랄런트는 연간 1만4600달러, 경쟁 품목인 레파타(에볼로쿠맙) 역시 1만4100달러 수준으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알리로쿠맙은 치료 혜택 측면에서는 굉장이 유용한 옵션"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비용 부분은 환자 접근성에 주요 허들이 된다"고 평가했다.
일부 지역에서 자진 약가 인하가 진행됐지만 아직 적정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의문이 든다는 의견.
이에 따르면, 프랄런트의 통상적인 처방 용법 등을 고려한 비용 효과적인 가격대는 874~2311달러 수준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카지 교수팀은 "본 분석 연구가 이른 시기에 나왔다면 가격인하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이란 의견을 달았다.
개정 지침 PCSK9 고위험군 실효성 혜택 수용…비용 효과성 분석엔 입장 갈려
PCSK9 억제제의 도입 초기부터도 주요 심장학회 학술회장에서는 비용효과적인 부분에 주요 논쟁이 나왔다.
학회 관계자는 "PCSK9 억제제들의 치료비용이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원활한 처방을 위해 보험 적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반면 개발사인 리제네론측은 자사의 분석 자료를 통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회사측은 새로운 비용효과 분석을 보면 치료가 힘든 심장질환 고위험군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사망 위험을 줄이는 명확한 임상적 혜택을 검증받고 있기에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심각한 심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는 연간 비용을 6319~9346달러로, 기타 치료에도 콜레스테롤 목표치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1만3357~1만9805달러로 비용효과적인 가격을 분석했다.
회사측은 가격 인하 당시 "적정 가격에 대한 논의를 수용해 4500~8000달러로 낮추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56차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국제학술대회장에서 공개된 네 번째 개정 지침에선, 스타틴의 대안 옵션으로 PCSK9 억제제를 새롭게 권고한데 이어 LDL-C 수치가 70 미만(mg/dL)인 환자에서의 치료기준을 신설했다.
특히 현행 스타틴 치료에도 LDL-C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나 PCSK9 억제제의 병용치료를 권고하고, 스타틴 치료 후 이상반응을 보일 시에도 이들 치료제의 사용을 적극 추천했다.
연세의대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세브란스병원)는 "에제티미브 이외 선택지가 없던 상황에서 강력한 지질강하효과를 보이는 PCSK9 억제제의 진입은 주목할 만하다"며 "고위험군부터는 약을 아무리 먹어도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 환자들이 드물지 않다. 이는 스타틴 단독약제의 한계로 고위험군이나 초고위험군에서 반응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