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이한준 신임 병원장 보직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유는 전 병원장직을 수행한 김명남 교수(피부과)가 깜짝 보직 사임 때문. 그는 지난 2017년 10월 취임한 이후 1년 3개월째 임기를 수행 중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를 앞두고 중앙대병원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인 의료 중증도를 높이기 위해 암센터·ICU건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던 찰나.
중앙대병원은 지난 11일자로 이한준 교수를 신임 병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기획조정실장으로 전임 병원장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암센터 건립에 가속 페달을 밟아도 부족한 상황에서 그가 돌연 사임하자 일선 교수들의 그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의료원과 재단의 입맛대로 인사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김 전 병원장이 추진 중이었던 암센터 및 ICU건립 등 병원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는 프로젝트가 흐지부지되는 것에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앙대병원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는 설날 연휴 소식을 접하고 즉각 전체 교수에게 성명서를 전달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협은 성명서를 통해 "김명남 병원장은 더이상 병원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문제는 병원장이 자신의 임기를 마치로 명예롭게 퇴임하는 게 아니라 병원에 필요한 정책을 추진하던 중 좌절해 사임한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교수협에 따르면 중앙대병원은 오는 2021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평가가 다가온다. 앞서 평가에서도 중증도가 낮아 평가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현재 병원의 미래를 위해서는 중증도를 높이는 게 중요한 상황.
하지만 의료원 및 재단 측에서 반대하고 해당 사업이 좌초되면서 결국 김명남 병원장이 보직을 내려놓기에 이르렀다는 게 교수협의 설명이다.
교수협은 "재단의 행태는 과연 재단이 병원을 진정으로 발전시킬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향후 상급종합병원에 탈락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고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교수협은 김명남 전 병원장의 이임식도 없이 이한준 신임 병원장의 취임식을 진행한 것을 두고 '반쪽 취임식'이라고 표현하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교수협은 "구성원의 사기는 병원 내부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이번 병원장 인사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의료원 김성덕 의료원장은 "신임 병원장 인사는 교수들의 우려와는 무관하다"며 "암센터 추진 또한 방법론이 다를 뿐 중단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