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약국과 도매상 의약품 결제 카드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의약품 결제 카드 적립점수(마일리지)가 결제금액의 1% 초과할 경우 불법 리베이트로 의심해 세부조사와 수사기관 의뢰를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과장 윤병철)는 20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 만나 약국과 도매상 의약품 결제카드 조사 관련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교문위)은 지난해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카드사의 약국 대상 변형된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지적하고 실태조사 등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불법 리베이트는 도매업체의 지나친 수수료 지급과 약국의 과도한 마일리지 수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도매업체로부터 수수료를 전가 받은 도매업체 영업직원의 내부 고발로 제기됐다.
복지부는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이어 금융감독원과 회의를 갖고 카드사별 약국 및 도매상 대상 제공하는 수수료율 실태조사에 합의했다ㅏ.
복지부는 금융당국에 보낸 공문을 통해 "현 약사법에는 사업자 및 의약품 도매상은 1%를 초과하는 적립점수(항공 마일리지 및 이용적립금 포함) 또는 무이자 할부 혜택 등을 주기 위해 금융회사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여신금융협회 등에 안내해 불법적인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계도해 달라. 향후 금융회사가 가맹점에 의약품 결제 시 1% 초과하는 마일리지 지급과 관련 불필요한 오해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며 "세부적인 의약품이 포함된 거래 관련 마일리지 적립 등 실태조사는 별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의약품정책과 신제은 사무관은 "금융위원회 협조를 통해 약국 및 도매상 의약품 결제 카드 조사를 진행 중으로 3월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권고 공문 발송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약사법 시행규칙(제44조) 별표 2에 명시된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 범위' 조항에 '사업자 및 의약품 도매상은 1%를 초과하는 적립점수 또는 무이자 할부혜택 등을 주기 위해 금융회사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신제은 사무관은 "실태조사에서 1%를 초과한 약국 및 도매상은 좀더 들여다 볼 계획이다, 의약품 결제 전용카드이든 일반 카드이든 약국과 도매상에 과도하게 혜택을 주고 있다면 자세히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1%를 초과한 수치와 무관하게 불법 리베이트로 의심해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배석한 박진선 연구위원은 "모든 불법 리베이트가 그렇지만 법 앞에서는 동일하다. 불법 행위를 알았다, 몰랐다는 법원이 경중을 따질 것이다. 약국과 도매상이 위법 행위인지 몰랐다고 행정기관이 조사와 처분을 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제은 사무관은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약국 및 도매상 개별 사안은 소명기회를 거쳐 수사기관에 의뢰해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약국 조사결과에 따라 의료기관 의약품 결제카드 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며 의료계로 실태조사가 확대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문전약국을 포함한 상당 수 약국은 1%를 초과한 적립점수를 지급받고 있은 것으로 알려져 살태조사 이후 대규모 약사들의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로 확인된 약국의 의약품 거래금액에 따라 최하 경고와 면허정지 2개월, 최고 면허정지 12개월 약사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