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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뒤집어진 의사 3인 구속사건 반면교사 삼아야"

발행날짜: 2019-02-26 05:30:58

변호 진행한 현두륜 변호사 "의사 구속 사례 신중해야"

"이번 의사 3인 구속 사건을 진행하면서 의료계는 물론 법조계도 많은 것들을 고민했을 것으로 봅니다. 큰 틀에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사건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해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킨 의사 3인 구속사건의 변호를 진행한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25일 의료전문지 법원출입기자단과 만나 이번 사건의 의미를 이같이 정리했다.

의료사고로 인한 형사소송에서 의사 구속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이에 대한 바람직한 가이드라인을 잡아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 변호사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이번 사건은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던 사건"이라며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재판을 받던 의사 3인이 실형선고와 함께 모두 구속되는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하지만 2심 판결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는 무죄를 받았고 나머지 두명의 의사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비판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건 전개와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큰 틀에서 한번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2심에서 무죄, 집행유예가 나올 만큼 의료 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혔고 감정 기관의 의견도 서로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구속을 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두륜 변호사는 "민사사건의 경우 과실과 인과관계가 추정될 수 있지만 형사는 이를 추정할 수 없으며 검사는 '합리적 의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여러 곳의 감정을 거치고 의견이 서로 갈렸는데도 일부 감정만이 채택돼 구속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사고의 경우 인과관계 입증에 대해 더 치열하게 다퉈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감정 의견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통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원감정제도에 허점은 없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곳에 감정을 맡기는가 혹은 누가 감정의 주체가 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왜곡되거나 부정확할 수 있는 만큼 법원이 보다 주체적으로 공정한 감정에 개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의료사고의 경우 대부분이 형사와 민사 소송이 같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문제들도 이번 사건을 통해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 현 변호사의 주장이다.

민사재판을 통해 이미 손해배상을 끝냈는데도 형사 사건에 대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특히 의사의 구속은 이를 더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두륜 변호사는 "재판부는 양형기준대로 판결을 선고한 것이라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의사들이 이미 민사소송으로 손해를 배상했던 상황"이라며 "하지만 형사재판에서 재판부가 법정 구속을 시키면서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의사조차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형사 합의금을 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결국 무죄를 받은 응급의학과 의사의 경우 민사소송으로 인한 손해 배상과 더불어 결과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없었던 거액의 형사 합의금을 지금한 셈이 된다"며 "무죄가 확정되면 구속된 기간에 대해 국가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해도 이 금액으로는 구속으로 인한 의사의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보상받기에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의료사고의 특성상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은 피해자가 형사 고소를 통해 추가적인 합의금을 요구할 경우 의사들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며 "의료사고의 특수성을 감안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법정 구속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