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남북 화해모드가 무르익으면서 한의계가 남북 통합 보건의료체계를 통해 양한방 이원화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북한에서는 고려의학을 통해 1차 의료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의료공급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양한방으로 이원화된 우리의 공급체계를 개선해 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송영길, 고제세, 기동민 의원과 함께 28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남북보건의료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러한 계획을 공개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지금까지 남북 보건의료협력 체계는 단순한 지원에 지나지 않았다"며 "병원을 지어주고 교육하고 의약품을 제공하는 것은 그저 단순한 기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북에는 대단히 발전한 고려의학이 있다는 점에서 한의학은 이와 전혀 다른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다가올 보건의료협력시대는 한의학이 주도하는 환경이 될 것이며 한의사들이 해야 할 일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한의협은 이미 통일 관련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구체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우선 남북 의약품 교류를 통한 보건증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남북 전통의학 혁력센터 건립을 통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의료인력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협력해 나단다는 계획이다.
또한 북한에 고려약재 재배 및 고려약 생산에 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일회용 침 공장 건립 관련 협력 방안을 마련해 경제적 협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북쪽에는 양질의 토양이 있고 우리나라는 스마트농법과 GAP, GMP 기술이 있는 만큼 고품질의 약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남북간 전통의학 매개 사업을 총괄하는 협력센터를 건립해 협력 고도화 후에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또한 남북 의학간의 특화된 전문 영역 상호 교육과 훈련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의계는 궁극적으로 양한방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에 이미 이를 가능하게 한 모델이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양한방으로 이원화된 공급체계로 사회적 갈등이 일고 주민 불편과 학문의 융복합 발전의 저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적어도 1차 의료에 대해서는 통합된 진료가 가능해야 하며 이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교육과 면허 통합"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그는 "다행스럽게도 북한에는 이미 그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으며 이는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이라며 "남북한 통합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단초가 북에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도 이와 뜻을 같이 했다. 고려의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남북한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고려의학과 한의학을 모두 공부한 김지은 한의사는 "북한에서는 양방이 무너진 자리에서 한방으로 굳건히 그 자리를 메워왔다"며 "이렇게 쌓여진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20년 뒤에는 남북 공동 연구로 노벨의학상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약진흥재단 성수현 선임 연구원은 "북에는 좋은 한약재와 토양이 있고 재단은 다양한 정보화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며 "서로 협력한다면 품질 검증을 통해 대외에 한약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공동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이러한 한의계의 노력에 기대를 품고 있다. 남북이 서로 윈윈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보건복지부 김진숙 남북보건의료추진단 과장은 "한의협이 제시한 한약에 GMP를 적용하는 방안 등에 크게 공감한다"며 "북에서도 고려의학 발전을 크게 기대하고 있는 만큼 함께 이러한 연구를 이어간다면 서로 윈윈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