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질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만약 환자가 내원했을 때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미세먼지 발생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지난 2015년 대한 결핵 및 호흡기 학회 산하 ‘미세먼지/황사 호흡기질환 권고지침 개발 위원회’가 선보인 예방 및 권고지침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 지침은 질병관리본부 학술연구용역과제로 만들어진 것으로, 미세먼지/황사와 호흡기질환 관련 국내외 문헌고찰을 통해 미세먼지/황사가 폐 기능 및 호흡기질환에 미치는 영향, 국내외 미세먼지 기준과 예방관리 수칙, 미세먼지/황사 노출 시 호흡기질환의 치료를 담고 있다.
지침에 따르면, 미세먼지/황사는 폐 기능 저하, 만성폐쇄성 폐 질환, 간질성 폐 질환, 폐암을 일으킬 수 있으며, 대기 농도가 증가할수록 위험성은 더 커진다. 특히 만성폐쇄성 폐 질환과 같은 중증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는 미세먼지로 인한 악화 입원과 사망률이 뚜렷하게 증가한다.
하지만 연구의 부재 또는 한계로 인해 구체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했다. 이를테면 어떤 기준의 미세먼지에서 어떤 질환 발생률이 높은지, 얼마나 위험한지, 또 가장 취약한 연령이 누구인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는 없다.
이에 대해 지침위원회는 "미세먼지와 질환 발생은 관련이 있으나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 것도 있다"면서 "약물치료법 또한 근거가 매우 부족해, 근거에 따른 치료법의 권고는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치료는 기존의 질병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인증 마스크를 사용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지만 마스크 사용도 근거가 충분한 것은 아니다.
지침위원회는 “다양한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N95 마스크는 장시간 일하는 산업현장 근로자들에게 호흡의 불편감을 주며 또 마스크 내에 밀폐된 공간으로 인하여 이산화탄소의 체내 축적, 흡입 산소 농도 감소, 호흡 사강의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히 호흡곤란이 있을 수 있는 호흡기질환자들에게 마스크의 사용을 일반화해 권고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제시했다.
덧붙여 “호흡기질환자들에서 마스크의 효용성과 부작용을 연구한 관련 문헌을 조사한 결과 마스크의 효과를 연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림의대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미세먼지와 질병 발생과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더 많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래야 실질적인 대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 발생뿐만이 아니라 심혈관 질환도 유발한다는 논문도 재조명되고 있다. 2017년 분당서울대 순환기내과 연구팀은 90만명의 국내 코호트를 토대로 미세먼지가 노출이 심혈관 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를 발표했고 이 결과가 미국심장협회 저널에 실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