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가 자궁경부암백신이 한국인에서 면역효과를 입증함에 따라 향후 국가백신프로그램 진입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2016년 6월부터 2가(서바릭스)와 4가(가다실) HPV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된 가운데, 5가지 유전형을 추가한 9가 백신(가다실9)의 지속 면역효과는 92% 수준으로 높게 나왔다.
특히 추가 후속임상 결과 한국인 접종군에서 기존 4가 백신에 추가한 HPV 31형, 33형, 45형, 52형, 58형 등과 관련한 자궁경부 및 외음부, 질 관련 질환에 지속감염 증례는 0건으로 보고됐다.
임상을 발표한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영탁 교수는 27일 MSD가 마련한 언론간담회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6개월 이상 감염이 지속되면 암진행에 위험이 크게 늘어난다"며 "이번 한국인 후속 임상 결과 지속감염 사례가 0%였다는 대목은 추후 암예방에 유효한 효과를 검증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아시아지역과 비교해 국내 자궁경부암에 대한 9가 HPV 백신의 영향은 약 92%가지 증가했다"며 "특히 5개 유전형과 관련 문제가 되는 자궁경부암에 약 22% 정도 유효한 효과를 끌어올릴 것"으로 밝혔다.
김 교수는 "NIP 진입에는 가격적인 부분도 고려해야겠지만, 학회에서는 임상적 근거를 토대로 향후 가이드라인에 9가 백신의 접종을 권고할 예정에 있다"고 말했다.
해당 결과는 올해 1월 국제인유두종바이러스협회(IPVS) 인유두종 리서치(Papillomavirus Research) 저널에도 실렸다.
이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에서 HPV 백신의 잠재적인 영향을 보았을 때 HPV 16형, 18형의 기여도는 74%였고 HPV 16형,18형을 비롯한 HPV 31형, 33형, 45형, 52형, 58형 감염을 포함한 기여도를 예측했을 때에는 약 92%로 증가했다.
여아 및 남아에도 유효한 효과 "안전성 중대 이상반응 없어"
김 교수는 "여전히 자궁경부암은 여성암에서 7위, 여성외음부생식기암에서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치료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번 후속 연구는 최초로 한국인에서 9가 HPV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분석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환자수는 2018년 6만2071명으로 2009년 대비 연평균 2.1% 증가했다. 국내 HPV 유병률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18~29세 여성의 49.9%가 HP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더욱이 암으로 진행되기 직전의 전암병변 저등급에서는 60%, 고등급 환자에서는 80%, 암 병변에서는 90% 이상으로 나타나 HPV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며 "이외 항문암, 질암, 외음부암 등에서도 HPV 감염은 주요 암종으로 질환 부담이 높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성인과 소아에서 진행한 후속 임상인 study 001 및 study 002 임상 결과도 주목할 점이다. 여기엔 성인의 경우 국내 6개 기관 307명의 환자가 포함됐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약 4.5년간 추적 관찰한 경우, 가다실9 접종군에서 HPV 31형, 33형, 45형, 52형, 58형 관련한 자궁경부, 외음부, 질 관련 질환 케이스는 0건이었으며 한국인 대상 접종군에서 지속감염 케이스가 0건이 보고됐다.
김 교수는 "지속감염 면역반응은 해당 유전형에서 100%의 효과를 보였다"며 "9가지 HPV 유형에 대한 면역원성은 아시아 여아 및 남아에서도 98.8%에서도 유효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전성과 관련 "만 9세에서 15세 여아 및 남아에서 보여진 안전성 프로파일은 일부 일본지역 임상과 달리 중대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국가검진프로그램으로 자궁경부암 검사가 기존 30대에서 20대 이상으로 확대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같은해 6월부터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인 가다실과 서바릭스가 국가백신프로그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