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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입원제 도입 전제조건은 정신보건법 손질"

발행날짜: 2019-05-02 19:21:19

신경정신학회 최준호 법제이사 "법 개정 당시 입원 조건 논의 신중했어야" 지적

중증정신질환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는 사법입원제 시행을 위해서는 지난 2017년 5월 30일 개정된 정신보건법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준호 법제이사
2일 신경정신의학회 최준호 법제이사(한양대구리병원)는 중증정신질환자 정책 제안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2년전 법 개정을 통해 입원 기준을 and에서 or로 전환했는데 이는 사법입원제에서 판사의 결정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의 주장인 즉,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입원치료 또는 요양이 필요한 경우'이거나' '자타해 위험이 있는 경우' 두가지를 모두 충족할 때 입원이 가능하다.

전자는 의학적 판단에 의한 것이고 후자는 사법부의 판단이 필요한데 이를 and로 묶어 놓음으로써 사법부에 부담을 준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최 법제이사는 "실제로 일부 판사들은 '의학적 판단인데 왜 사법부가 판단을 하느냐'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며 "애초에 이 두가지는 엮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법 개정에서 and로 묶어 놓은 것부터 문제"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증거를 확보하려면 증인을 소환하는 등 시간이 소요돼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어 "정신보건법에서 입원 충족기준 2가지를 and(한가지 이상 충족)에서 or(두가지 이상 충족)으로 전환하는 것은 신중했어야 한다"며 "애초에 분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정신보건법 개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사법입원제 도입의 현실적 한계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모든 입원을 사법부가 결정할 경우 판사 170명이 필요하지만 3개월 이상 장기입원환자로 제한하면 110명, 영장실질심사에 준하는 경우로 국한하면 약 60명의 판사면 충분하다.

그는 "정신질환 입원여부 결정을 굳이 사법부가 해야하느냐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사안이 됐다고 판단하면 할 수도 있는 문제"라며 "실제로 미국, 독일 등에서는 도입해 선순환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타해 위험이 있는 입원을 별도로 구분하면 결과적으로 비자의 입원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