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폐경학회 집중 토론서 전문가들 유용성 재조명 "위험성 대비 이득 많아…막연한 부작용 공포 해소해야"
폐경 호르몬 요법이 부작용을 고려하더라도 얻는 이득이 충분한 만큼 적정 용량을 고려한 맞춤 처방으로 최대한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이미 경구약에 대한 부담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피 요법으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한폐경학회는 12일 그랜드엠버서더 호텔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폐경 호르몬 요법에 대한 집중 토론 시간을 마련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했다.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폐경 호르몬 요법이 심혈관 사망 위험 감소와 골다골증 예방 등에 확고한 효과가 있는데도 부작용 이슈로 인해 가려지고 있다는데 공감하며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폐경학회 김 탁 회장은 "의료진들의 꾸준하고 열정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라지지 않은 오해들로 인해 많은 폐경 여성들이 적절한 의료 혜택을 스스로 외면하고 있다"며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한명 한명 만나 풀어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폐경 호르몬 요법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를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만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조문경 교수는 "폐경 호르몬 요법 중 일부가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반해 심혈관 사망률을 크게 떨어트리는 등 이득이 더욱 크다"며 "유방암 위험 또한 이미 위험 인자들이 충분히 검증돼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최대한 낮은 용량으로 경피 요법 호르몬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경구약이 최근 간 독성 논란이 있고 이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경피 요법으로 최소 호르몬을 주입하며 적정 용량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STHER 스터디를 비롯해 유럽 심장학회지(EHJ) 등에서도 경구약 보다는 경피 요법(Trans-dermal)의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검증이 됐다는 설명.
조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를 보면 50세 이하의 젊은 여성의 경우 경구약도 고려할만 하지만 60세 이상은 사실상 경피 요법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며 "간의 부담을 통과(PASS)한다는 점에서 더욱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미폐경학회(NAMS, 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가 내놓은 2017년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최대한 조속히 호르몬 요법을 시작해 이어나가는 것을 추천했다.
실제로 NAMS 가이드라인은 폐경 호르몬 요법을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다양한 위험도(risk)를 줄일 수 있으며 60세부터 65세까지도 지속 처방하던 호르몬 요법(routine)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밖에 전문가들도 호르몬 요법이 부작용 보다는 이득이 크다는데 같은 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인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김슬기 교수는 "폐경 이후 호르몬 요법을 시작하지 않으면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 사망위험이 1.2배가 증가하며 비타민D 레벨이 58%까지 떨어진다"며 "결국 어쩔 수 없이 골다공증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00년대 안전성 이슈가 부각되기는 했지만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지표들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그러한 부작용에 대한 보정이 이뤄지고 약제 옵션 자체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도 조문경 교수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빨리 경피 요법 저용량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폐경 여성 건강관리의 길이라고 제언했다.
하지만 그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권하는 에스트로겐+프로게르토겐 요법에 더해 레보노게스트렐(levonorgestrel)을 활용한 미레나(mirena)시술의 효용성을 제시했다.
효과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계속해서 경구, 경피 처방을 받는 것보다는 연속성과 편의성이 있어 환자들의 순응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미레나를 시술한 환자군(82%)이 단순 경구 처방 환자들(68%)보다 치료 지속율이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며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더라도 부작용이 없고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해 봐야할 옵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