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혈우병 유전자재조합 신약 "삶의질 개선이 핵심"

원종혁
발행날짜: 2019-05-15 06:00:55

사노피 젠자임 일본 의학부 대표 "시판후조사 안전성 검증 자료 가장 중요"

"사업부의 중점은 혈우병 치료제 영역이다."

희귀혈액질환 치료제만을 별도의 사업부로 분리한 사노피 젠자임이 최근 반감기를 늘린 혈우병 신약 파이프라인의 국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작년 1월 혈우병 및 희귀혈액질환 치료제 연구개발에 특화된 바이오버라티브(Bioverativ)와 아블링스(Ablynx)를 인수한 뒤, 앨라일람(Alnylam Pharmaceuticals)으로부터 혈우병 A 및 B 치료제인 피투시란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을 획득하면서 본격 포트폴리오 전문화 절차를 밟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올해 2월 사노피 젠자임은 희귀혈액질환 사업부 출범을 본격화 했다.

사노피 젠자임 일본 의학부 마사아키 타카토쿠 대표.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마사아키 타카토쿠(Masaaki Takatoku) 사노피 젠자임 일본 의학부 대표는 "사업부의 본질은 혈우병을 중점으로 차차 희귀혈액질환으로 범위를 넓혀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내 선보일 혈우병A 치료제 '엘록테이트(혈액응고인자VIII-Fc융합단백, 에프모록토코그알파)'와 혈우병B 치료제 '알프로릭스(혈액응고인자IX Fc융합단백, 에프트레노나코그-알파)' 등 바이오버라티브 시절부터 혈우병 제품의 임상 및 연구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다.

타카토쿠 대표는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 외에도 반감기를 더욱 연장시킨 A형 혈우병 치료제와 3상임상을 진행 중인 비응고인자 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이 대기 중"이라며 "희귀혈액질환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한랭응집소질환(cold agglutinin disease, CAgD) 및 후천성 혈전성 혈소판 감소 자반증(Acquired Thrombotic Thrombocytopenic Purpura, aTTP) 치료제 등도 사업부의 대표적 후보군들"이라고 소개했다.

주목할 점은, 사업부내 준비 중인 혈우병 치료제 품목들은 반감기를 늘린 유전자 재조합 제제라는 대목. 현재 혈우병 치료제 개발 시장에서도 혈장제제에서 유전자 제조합 치료제로 개발 및 처방 패러다임은 확실히 넘어간 상황이다.

치료제가 먼저 도입된 일본의 경우도 혈우병 영역에서는 80% 이상이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20% 수준은 치료제 변경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경증 환자들이 요청에 따라 출혈 시에만 혈장제제를 이용하는 분위기인 것.

더욱이 혈우병 환자들에서 출혈 시 보충요법으로서가 아닌, 출혈이 있기 전부터 예방요법으로 투여가 권고되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타카토쿠 대표는 "치료제 시장에서 1980~1990년대는 혈장 유래 응고인자가 주를 이루었다"며 "이 약제는 인체에 가장 가까운 제품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HIV, HCV 감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필터를 이용한 바이러스 제거 및 가열 처리 등의 여러 가지 멸균법이 동원되었지만 감염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웠는데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유전자 재조합 제제가 널리 사용되는 상황"으로 전했다.

여기서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는 'Fc 단백 융합 기술'을 이용해 세포 내로 흡수가 된 후에 다시 혈액 내로 분비되는 재순환(Recycling) 과정을 거치는게 특징이다.

표준 반감기 응고인자 제품의 경우 혈액 내에서 빠르게 소실되지만 Fc 단백이 융합된 해당 옵션들은 세포 FcRN (neonatal Fc receptor)이라는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다시 혈액 내로 분비되면서 반감기가 연장되는 기전을 가진다.

타카토쿠 대표는 "예방요법에 있어 반감기가 연장된 치료제는 투여 간격이 늘어나기에 큰 장점을 갖는다"면서 "엘록테이트는 3~5일 간격으로 1회, 알프로릭스는 7일~10일 간격 1회로 투여 횟수가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우병은 일상적 예방요법과 유지요법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예방요법에서 환자 개개인별로 투여해야 하는 양에는 차이가 있다"며 "혈우병은 남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질환인데 스포츠를 즐기는 중, 고등학생, 대학생은 특히 예방요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세계혈우연맹, 세계보건기구 등에서는 출혈을 막고 만성적인 관절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일 년에 46주 이상 응고 인자를 보충하는 예방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일차 예방요법은 관절출혈이 나타나기 전 소아 환자들에게 시행하며, 이차 유지요법은 관절 출혈이 나타난 뒤 출혈 횟수를 줄이고 관절 손상의 진행을 막기 위해 시행한다.

중화항체 생성 문제는 관건 "시판후조사 결과 안전성 확보"

다만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와 관련한 내성 문제는 짚어볼 대목이다. 해당 치료제를 사용하는데 있어 특성 상 '중화항체'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Fc 융합단백 기술이 중화항체 생성에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타카토쿠 대표는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는 글로벌 임상으로 장기간의 안전성 검증을 했으며, 중화 항체 발생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는 기존 제제와 비교하여 항체 발생의 위험이 적어도 같거나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항체 환자군과 관련해서 ITI 치료(immune tolerance induction, 면역관용치료)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에 대한 엘록테이트의 임상이 해외를 비롯한 일본에서 진행 중인 상황이다.

최근 치료제 시장에서 리얼월드 데이터(RWD)에 대한 의미가 높아지면서 실제 처방 데이터도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타카토쿠 대표는 "일본에서는 시판후조사(PMS)가 국가 관리 아래 이뤄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문제"라며 "PMS에서 확인된 안전성 결과에 있어서 주요 임상 연구와는 차이점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혈우병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 중의 하나는 관절 출혈을 줄이는 것"이라며 "관절 출혈을 줄이거나 0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는데 효과 검증을 위해 ASPIRE와 A-LONG, B-LONG 임상을 진행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가장 저해하는 요소는 관절 출혈, 관절 통증, 보행 곤란"이라며 "관절 통증을 해결할 수 있다면 혈우병 환자들도 혈우병이 없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학교를 다니고 스포츠를 즐기고 일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포인트를 맞춰 임상을 진행하고 약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