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중증환자 증가로 의료수익 유지...재진환자도 늘어 상급종병 진료 필요없는 환자 발길 감소 긍정적 변화
경상대병원이 가정의학과를 폐쇄한지 6개월째,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17일 경상대병원 신희석 병원장(재활의학과)에 따르면 지난 1월, 가정의학과를 폐쇄한 이후 최근 경증환자가 약 10%감소했다. 진료 더 정확히 표현하면 외래를 통해 들어오던 초진환자가 10% 줄었다. 신 병원장은 다른 대학병원과 달리 가정의학과가 진료의뢰서 발급 수단으로 전락해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신 병원장은 "결국 상급종합병원까지 내원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계획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경증환자는 줄이고 중증환자 비중을 높여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병원 수익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결론부터 밝히면 전년 대비 수익에 큰 변화는 없다.
외래를 통해 유입되던 초진 경증환자는 감소한 대신 중증환자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으며 꾸준히 재진환자 수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 병원장은 가정의학과 폐쇄 이후의 변화를 2가지 측면에서 짚었다.
일단 일차적으로 3차병원에서 치료받을 필요 없는 경증환자는 감소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원환자 수의 증가로 전체 환자 수에 변화가 없는 것은 최근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여파로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요인이 있다고 봤다.
그는 "만약 가정의학과를 폐쇄하지 않았다면 초진 경증환자까지 증가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라며 "그 덕분인지 아직 수도권처럼 쏠림현상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이와 관련 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세브란스병원)은 "경상대병원은 이례적인 사례이지만, 국립대병원이자 상급종합병원으로서 가정의학과 전공의 수련에도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