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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항암제 사라카티닙 치매치료제 임상도 좌절

발행날짜: 2019-08-01 06:00:43

52주간 위약 대조 다기관 임상 결과 효과 입증 실패
AZ, 적응증 확대 난항…특발성 폐 섬유증 임상에 희망

차세대 항암 물질로 개발됐지만 임상에 실패해 갈곳을 잃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약후보물질 사라카티닙(AZD0530)이 치매치료의 가능성을 엿봤지만 이 역시 물거품으로 끝났다.

10여년의 노력끝에 동물실험까지는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최근 진행된 52주간의 위약 대조 임상 결과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일대학교 Christopher H. van Dyck 교수팀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사라카티닙의 알츠하이며 치료 가능성을 검증하는 위약 대조 실험을 진행하고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1001/jamaneurol.2019.2050).

사라카티닙은 Src 인산화효소를 저해하는 기전으로 2000년대초 새로운 항암 물질로 주목받았지만 2005년 3상 임상을 실패하면서 항암제로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이후 Fyn 키나아제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이 증명되며 알츠하이머 치료 물질로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이 사실.

특히 지난 2015년 미국 예일대 연구진이 동물실험에서 사라카티닙의 효과를 증명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실제로 당시 기억력이 소실되는 등 치매 유사 증상이 나타난 실험용 쥐에 사라카티닙을 투여한 결과 4주만에 공간학습과 기억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는 결과가 나오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에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 결과는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지 못했다. 사실상 치료 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총 15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주만 하루 100mg에서 125mg의 사라카티닙을 처방한 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과연 사라카티닙이 대뇌의 글루코스 대사율(CMRgl)를 저하시켜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가 임상의 목표였다.

하지만 52주간 진행된 일차 임상에서 사라카티닙을 처방받은 군과 위약군 사이에 글루코스 대사율 변화는 차이가 없었다. 평균 차이가 1년에 −0.00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95% CI, −0.017to0.006; P= 34)

또한 알츠하이머 질환 평가 척도를 비롯해 치매 등급, 정신상태 검사 점수 등을 종합해서 분석해도 사라카티닙 군과 대조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사라카티닙 치료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알츠하이머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대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루코스 대사율도 감소하지 않았다"고 임상 실패를 선언했다.

이렇듯 사라카티닙이 항암제 도전에 이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이제는 특발성 폐 섬유증에 기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사라카티닙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특발성 폐 섬유증을 적응증으로 희귀의약품으로 인정을 받은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특발성 폐 섬유증 임상이라도 꼭 성공해야만 신약후보물질을 살려낼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특발성 폐 섬유증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이 끝난 현재 임상 2상과 3상에서 과연 어떠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