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비만약 큐시미아(알보젠코리아)가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마케팅 전략에 속을 태우고 있다.
추계 학술대회 시즌을 맞아 비만학회 등 주요 학회에 메인 후원을 자처하면서도 약 이름조차 내세우지 못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최대 경쟁 품목인 삭센다(노보노디스크)가 대대적 홍보를 펼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30일 제약계에 따르면 알보젠코리아는 큐시미아 판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고 내년 1월 출시를 사실상 확정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알보젠코리아는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주요 학회 추계학술대회에 맞춰 적극적으로 후원에 나서며 큐시미아 발매에 따른 마케팅을 도모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비만연구의사회 등 비만 유관 학회들의 학술대회에 메인 후원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큐시미아가 펜터민(phentermine)과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복합제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는 것이 이러한 공격적 마케팅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법 등에 따르면 일명 마약류로 분류되는 약물은 전문약보다 규제가 강해 대중 광고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학회지나 의사회지 등에도 회사 이미지 광고만 가능하고 제품 광고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허용되는 것은 의약사 대상 전문지 등 극히 일부 뿐이다.
설사 의사들이 모이는 학술대회라고 해도 큐시미아라는 제품명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현행법에 저촉돼 처벌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비만학회와 비만연구의사회 등 유관 학회에 메인 후원으로 나선 알보젠코리아는 '비만 강자 알보젠코리아', '비만에 새로운 물결이 온다' 등의 은유적 표현 외에는 큐시미아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메인 부스를 차지했음에도 큐시미아에 대한 브로셔 등 홍보 자료도 일체 내놓지 않은 채 회사 소개서 등으로 대체해 배부하는 중이다.
최대 경쟁 품목인 삭센다를 판매하는 노보노디스크가 부스 전체에 삭센다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비단 큐시미아만의 비애는 아니다. 비만약의 전통 강호인 벨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일동제약 역시 주요 후원사로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벨빅에 대한 홍보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시 향정약의 프레임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알보젠코리아는 디테일 영업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미 다국가에서 진행된 EQUIP, CONQUER, SEQUEL 등 대규모 대조 임상 시험에서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를 입증하며 이미 효과는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디테일에서는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큐미시아 판매에 대해 종근당과 코마케팅 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신약 마케팅 능력을 입증받은 국내 제약사의 강력한 영업망을 통해서 디테일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알보젠코리아 관계자는 "아무래도 향정약이다보니 대대적 프로모션이나 광고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벨빅도 마찬가지 상황에서 선두를 차지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이미 수많은 대조 임상에서 효과는 검증받은 만큼 이를 무기로 하는 디테일에서는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광고나 홍보없이도 이미 환자들이 먼저 출시를 기다리는 등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