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0명 중 6명이 정형외과 찾아…최종 진단기간만 약 40개월 "기능 장애 발생하기 전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 필요"
류마티스내과 의사들이 강직성 척추염 진단 지연 문제를 우려하면서 자신들의 역할 확대를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 절반 이상이 병원 방문 시 정형외과 등 타과로 먼저 가게 되면서 진단 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박성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는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국 26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 1012명(남자 767명, 여자 235명, 무응답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진단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관련 통증 발생으로 ‘류마티스내과’를 가정 먼저 찾는 환자는 18.2%에 그쳤다.
대신 환자들 대부분은 정형외과 등 타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조사에 답변한 환자 중 61.5%가 정형외과를 먼저 찾았다. 뒤 이어 신경외과(7.2%), 통증의학과(4.5%), 재활의학과(3.1%) 등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강직성 척추염 환자 중 10명 중 6명이 정형외과로, 2명이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셈이다.
조사 대상 환자들은 처음 병원 방문 시 ‘고관절 등 관절염(15.2%)‘, ’허리디스크(14.9%)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진단받았다.
이를 근거로 강직성 척추염의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39.78개월이 소요됐다는 것이 류마티스학회의 설명이다.
류마티스학회 척추관절염연구회 김혜원 총무는 "많은 환자들이 질환 초기의 허리 통증과 뻣뻣함을 단순 근골격계 증상으로 알아 류마티스 이외의 다른 진료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강직성 척추염은 다른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전신성 염증 질환이다. 기능 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총무는 "진단 지연 문제가 우려되는데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에 의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 결과 의사가 류마티스내과를 권유했기 때문에 온 경우가 많았다"며 "병 자체가 염증을 조절하면서 강직을 억제해야 한다. 염증과 면역을 아는 의사가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류마티스학회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 중 상당수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추가적인 환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현재 강직성 척추염 화낮 중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30.6%로 약제들의 통증 완화 작용은 뚜렷하나 척추 강직 진행을 막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류마티스학회의 평가다.
류마티스학회 박경수 홍보위원은 "금연은 필수이며, 전문적인 운동치료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진료실 설명 외에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부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