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변실금에 대한 전국적 실태조사와 함께 진료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변실금 추정 환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반면 환자는 물론 의사들의 인식 부족으로 인해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석환 이사장(경희의대)은 13일 "요실금은 이제 모르는 국민이 없을 만큼 인식이 높아졌지만 그에 반해 변실금은 제대로된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고령화로 환자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한번은 정리하고 넘어갈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아직까지 제대로된 유병률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넘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변실금 환자는 2010년 4984명에 그쳤던데 반해 2018년 1만 560명으로 두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청구 건수도 마찬가지다. 2010년 1만건에 불과했던 변실금 청구 건수는 2018년 2만 7188건으로 역시 두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도 상병병에 근거한 것인 만큼 실제로 증상을 겪고 있지만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학회의 추측이다.
변실금을 주상병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극히 일부분인데다 고령 환자들의 경우 아예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통계청과 심평원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연령병 환자 비율은 70~79세가 3728명으로 가장 많고 60~69세가 2356명, 80세 이상이 2043명으로 고령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요양병원 등에 입원하면서 상병이 밝혀진 것일뿐 분만 손상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젊은 환자들은 여전히 데이터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석환 이사장은 "변실금 증상 자체가 노화에 의한 원인이 가장 크지만 분만 손상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상당히 많다"며 "하지만 대부분이 증상을 간과하거나 창피함 등으로 병원을 찾지 않아 증상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장항문학회는 변실금 환자 중 5% 정도만이 실제로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병률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장항문학회 올해 초 현황 파악을 위해 진행한 설문에서도 환자의 63%가 증상이 나타난 뒤 6개월 이상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고 있었으며 1년 넘게 시간을 보낸 경우도 43%에 달했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42%의 환자들은 진료과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비뇨기과나 내과 등을 찾는 경우도 많았다.
학회가 대국민 캠페인과 더불어 범 정부적 실태조사와 진료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환자들이 적어도 변실금을 이해하고 제대로된 의료기관에서 적정한 치료를 받게 하는 체계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석환 이사장은 "우선 국민건강영양죠사 등에 변실금 항목을 추가해 전국적인 유병률을 조사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며 "또한 의료기관까지만 환자들이 와준다면 90% 이상 치료가 가능한 만큼 정부와 함께 이에 대한 인식 제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진료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접근성이 좋은 1차 의료기관에서 변실금 치료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이미 진료지침위원회를 구성해 가이드라인 초안 마련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