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② 한의원 병상 증가 추세…한의원 2% 늘 때 병상 26% 늘어 "자보 환자·진료비 급증 원인…규제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분석②병상 늘리고 있는 한의원
의원이 병상 운영을 포기하고 있다면 한의원은 병상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환자를 비롯해 진료가 급증하면서 보이는 현상이라고 의료계는 분석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의원급 병상 운영 현황 데이터 중 2017~19년 2분기 한의원 병상 운영 상황을 살펴봤다.
그 결과 한의원 숫자와 병상 수는 3년 내내 늘고 있었다. 한의원은 2017년 2분기 1만4036곳에서 1만4240곳, 올해 2분기 1만4392곳으로 늘었다. 병상 수도 2957개에서 3289개, 3729개로 늘었다. 한의원 숫자가 3년사이 2% 늘 때, 병상 수는 26%나 증가했다.
의료계는 자동차보험 환자 및 진료비 급증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병의원도 한 때는 자동차보험 환자를 집중적으로 보던 시기가 있었다"며 "진료비가 늘어나자 검사나 수술 등에 대한 급여기준이 엄격해지고 삭감이 잇따르니까 병의원이 자보 환자를 적극적으로 보지 않게 되면서 한의원 쪽으로 환자가 이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의사단체 관계자도 "의과는 단순 염좌만 해도 급여기준이 2~3주에서 1주일로 줄었다. 그만큼 급여기준이 엄격해졌고 덩달아 입원실 병상가동률도 줄었다"며 "한의원은 기존 수익률도 좋지 않았고 자동차보험에 대한 급여기준도 모호한 상황이라 한의원들이 앞다퉈 자동차보험 진료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각종 통계들에서도 알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를 보면 한의원 10곳 중 8곳 꼴인 81%에서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청구하고 있었다.
한의원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지난해 7139억원을 기록, 2017년 5545억과 비교했을 때 28.8%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3.8% 증가에 그친 의원 보다 진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한의사단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의과와 같은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의과는 실손보험도 안되고 보장성 강화에서도 배제돼 있다보니 자동차보험으로 집중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 같다"며 "바람직한 측면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병상 수 자체가 적으니까 정부도 지켜보고 있는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타깃이 될 수 있으니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어찌 됐든 입원이 늘어나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기 때문에 실손보험사와 관련 기준을 잡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