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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 전공의 못구한 A권역센터 결국 소아응급실 폐쇄

발행날짜: 2020-01-07 05:45:58

"소아 진료 불가" 안내문 내걸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
해당 병원장 "일시적인 현상…소아응급 전문의 채용 예정"

"소아내과 진료가 불가합니다. 타 병원을 방문해주세요."

서울권 A권역응급센터가 응급실 앞에 내건 안내문이다. 내용인 즉, 소아응급환자 진료를 할 수 없으니 인근에 타 대학병원으로 내원하라는 것이다.

권역응급센터로 지정받은 A대학병원은 어쩌다 소아응급 진료를 할 수 없게된 것일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20년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 해당 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원은 연차당 4명이지만 전공의 모집결과 단 한명도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

A권역응급센터는 소아응급실 앞에 소아내과 진료가 불가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걸었다.
다급해진 병원은 소아응급환자 진료를 맡아줄 전문의 채용에 나섰지만 이 또한 마땅한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야하는 상황. 결국 2020년 1월 1일부터 소아응급실 폐쇄를 결정했다.

이어 응급실 앞에 "초등학생 이하의 환자는 소아내과 진료가 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을 내걸고 근거리 소아내과 진료가 가능한 '고대구로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중앙대병원' 등 인근의 대학병원 명단까지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해당 병원은 1년차 소청과 전공의 모시기(?)에 돌입했다.

1년차 전공의가 해당 병원에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3~5월까지 3개월간 당직없는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그 이후로도 당직 근무를 주 2회로 제한하겠다는 특전을 내걸었다.

휴가일수도 연 11일에서 14일로 늘리고, 해외학회 참석도 누구나 1회 이상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심지어 소아응급실을 폐쇄함에 따라 전공의 업무로딩이 크게 감소한 점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만큼 소청과 전공의 채용이 절실해진 상황이라는 얘기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은 "소청과는 필수 수련과목인만큼 소아응급실 폐쇄는 수련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는 해당 병원의 문제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전공의 수련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장은 "소청과 전공의 모집에 실패해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소아응급실을 다시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재 스텝들을 설득 중에 있다"며 "최대한 빠른시일 내에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아응급 전문의를 채용하고자 애를 쓰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아 난감하다"며 "비용(인건비)을 더 들여서라도 의료진을 채용하는 등 대책은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