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주말 신경과 응급환자 전원 차단 권역센터 환자 거부하자 지역 응급의료기관 성토
권역 응급환자를 책임져야 할 권역응급센터에서 의사가 부족해 특정 진료과의 응급 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권역에 위치한 응급의료기관들은 병원에서 커버할 수 없는 환자를 전원할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3일 병원계에 따르면 경상남도 권역응급센터인 S병원은 지난해 7월 경남에 위치한 응급의료기관에 '환자 이송 및 전원 관련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최근 신경과 전문의 일부 사직으로 인력 부재가 생겨 신경과 진료 및 입원이 어려워 주말에는 신경과 관련 질환자 진료가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뇌졸중 의심환자, 뇌수막염, 경련 등 신경과 관련 질환자는 금요일부터 월요일 오전 9시까지 S병원 응급실로 전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S병원은 신경과 관련 질환이 의심돼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주말에 응급실을 찾으면 외래 접수에서부터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에서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는 A병원 응급의학과 의사는 "처음 들어보는 두개골 골절 용어까지 쓰며 60km나 떨어져 있는 우리 병원으로 환자 전원을 보내더라"라며 "환자와 CT 결과를 보면서 설명한 후 퇴원 시켰다"고 지적했다.
B병원 관계자도 "권역응급센터라고는 경남에 한 곳뿐인데 의사가 없다고 환자를 받지 않으면 지역 병원은 환자를 어디로 전원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방 병원은 의사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서 A병원 입장도 이해 간다"며 "정부 차원에서 의료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신경과 질환 중 가장 응급으로 꼽히는 뇌졸중 환자 수는 10년 뒤 10만명 늘지만 이를 담당할 신경과 전문의 수는 127명 늘어나는 것에 그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신경과 전문의 숫자부터가 부족하다는 소리다.
실제 S병원은 지난해 7월 신경과 전문의 2명이 사직을 하면서 7명이던 신경과 전문의가 5명으로 줄었다. 5명이 야간 당직에다 외래진료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7월 27일을 기점으로 주말 진료 중단을 불가피하게 선택하게 된 것이다.
S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신경과 환자에 대한 응급진료를 다시 하고 있다. 주말 응급실 진료 중단을 이야기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그렇다고 진료환경이 나아진 건 아니다. 5명의 신경과 전문의가 번갈아 당직을 서면서 신경외과, 응급의학과와 협진 하는 형태로 진료를 이어나가기로 한 것.
A병원 관계자는 "일선 의료기관에 관련 공문을 따로 배포하지는 않았고 응급의료정보망에서 관련 내용을 모두 내렸다"라며 "신경과 인력은 2월 경 충원될 예정"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권역응급센터인 만큼 지역에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외과, 응급의학과와 협력해 진료를 하는 형태로 대처하고 있다"라며 "신경과 전문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 병원이라는 한계 때문에 의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최선의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