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일선 병원들이 방역시스템을 풀가동하며 감염 차단에 나서고 있다.
23일 일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급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 병원들이 몇일 전부터 방역시스템을 가동, 만발의 준비에 돌입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앞서 메르스를 겪으며 쌓은 경험이 있어 당황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포 뉴고려병원은 몇일 전부터 외래, 간호 스테이션 등 곳곳에 마스크를 비치하고 전 직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환자 혹은 직원 중 기침하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의심환자의 경우에는 응급실 입구에 벨을 누르면 임시로 마련한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뉴고려병원 유인상 병원장은 "메르스 당시에는 언론을 통해 감염확산 경로를 파악하고 대응했는데 이번 우한 폐렴은 달랐다"며 "이미 몇일 전부터 감염내과를 중심으로 방역체계가 가동을 시작,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희대병원은 병원 입구에 자외선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만약을 대비하고 있으며 서울대병원도 방역시스템을 가동 중으로 이미 3명의 감염의심 환자를 진료한 결과 음성 판정을 내렸다.
이외 상당수 병원들이 메르스 당시 구비한 자외선 열감지 카메라를 응급실에 상시 비치하고 의심환자를 걸려내고 있다.
중국에서 거리적으로 가까운 인천지역의 인천의료원 조승연 의료원장은 "메르스 이후 신종 감염병 환자에 대한 방역체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당황하지 않고 평소하던데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한 폐렴 이전에도 매달 1~2명씩 신종감염병 의심 환자가 내원한 바 있다"며 "음압병동을 갖추고 있고 병동이 차면 서울로 이송체계까지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현재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이 '주의'단계이지만 '경계' 단계 수준으로 대응하는 병원이 나올 정도로 적극적인 방역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메르스 당시와는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는 않고 있다.
특히 설 연휴에 국내는 물론 중국인 방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감염병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대구로병원 관계자는 "문제는 설 연휴 이후"라며 "연휴기간 동안 민족 대이동과 함께 중국인들의 왕래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며 "특히 국내 거주하는 중국인이 중국을 다녀오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현재까지 중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는 총 571명이며 의심환자는 150명, 완치 28명, 사망 17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