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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분야 로봇수술 한국이 최고...이제는 후학양성할때"

발행날짜: 2020-02-03 05:45:56

비뇨내시경로봇학회 강석호 위원장
비뇨내시경로봇학회 강석호 위원장, 교과서‧수술지침 개발
"전면 급여화 영향 속 일본 발전속도 빨라…자존심 지키겠다"

최근 일선 대형병원 비뇨의학과에서는 사람 팔보다 더 정교하게 움직이는 복강경 장치가 개발돼 복강경 기구를 몸 안에 집어넣어 수술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 의사가 조이스틱을 이용해 확대된 화면을 보면서 원격 조종을 하는 것인데, 한마디로 로봇수술을 한다.

로봇수술은 비뇨의학과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흔하다. 전립선적출술, 방광절제술, 장·방광확장술, 인공방광형성술, 콩팥적출술, 요관성형술 등 뱃속의 거의 모든 장기 수술을 로봇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로봇수술을 하는 후학을 양성하는 의료계 시스템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인데, 최근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의기투합해 시스템 마련에 힘쓰고 있어 주목된다.

강석호 위원장은 고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회장 서일영, 원광대병원) 강석호 로봇수술연구위원장(고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학술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연구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비뇨내시경로봇학회는 1996년 창립 후 23년 만에 내비뇨기과학회에서 명칭을 바꾼 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회 산하에 로봇수술연구회를 새롭게 신설해 국내 대형병원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는 로봇수술에 대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연구회 주관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실제 수술 동영상을 중심으로 한 논의와 함께 미래 수술로봇의 대한 전망과 국내 의사들의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도 펼치기도 했다.

연구회를 책임지고 있는 강석호 위원장은 "사실 전립선암을 시작으로 신장암, 방광암까지 비뇨의학 내에서의 로봇수술은 많이 발전해 왔다"며 "하지만 학술적으로 내세울 만한 논문을 제시했다고 하면 아직까지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로봇수술과 관련한 과학적인 논문을 바탕으로 그동안의 성과를 입증하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회는 비뇨의학 로봇수술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로 꼽히는 방광암 수술에 대한 다기관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로봇수술을 실시 중인 전국 대형병원 비뇨의학과의 자료를 토대로 연구원이 직접 나서서 논문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학회 연구원을 채용하는 동시에 다기관 연구를 시작했는데 근치적 방광 절제술의 경우 800례 결과를 모아 논문 작성을 이미 시작했다"며 "이에 더해 신장암과 전립선암에까지 더 확대해서 근거중심 의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상대로 떠오르는 일본 "후학양성 더 늦출 수 없어"

학술적인 노력과 동시에 연구회는 올해 첫 번째 개최한 심포지엄에 뒤 이어 후학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할 예정이다. 가정 먼저 진행 중인 것은 '로봇수술 영문 교과서' 출판 작업이다.

이 같은 후학양성 작업을 서두르는 이유에는 일본의 무서운 로봇수술 발전 속도가 한 몫 한다.

강 위원장은 "아시아에서 로봇수술을 가정 먼저 시작한 나라가 우리나라였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며 "일본은 사정이 달랐는데 복강경 수술의 상당히 발전했었다. 이 때문에 로봇수술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석호 위원장은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방광암 로봇수술을 성공해 내는 등 국내에서도 로봇수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비뇨의학 관련 로봇수술을 전면 급여화하면서 의료현장의 저변이 크게 확대되면서 가파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강 위원장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연구회는 비뇨의학과 전공의나 전임의, 임상교수들이 로봇수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수술 동영상을 온라인 홈페이지에 올리는 한편, 영문 교과서를 제작‧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로봇수술 지침까지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연구회의 구상이다.

강 위원장은 "학회 심포지엄은 1년에 1~2회 밖에 열지 못하기 때문에 중간에 젊은 의사를 대상으로 카데바 워크숍 등을 통해 로봇수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수술 동영상을 공유도 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수술 동영상을 편집하지 않고 제공하는 것인데 전공의나 임상강사들은 수술 동영상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인적으로는 로봇수술이 최근 건강보험 급여 논의 여부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보험이 된다면 많은 환자들이 편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수술 로봇의 경우도 최근 국산화 논의가 있었지만 좌초되고 말았다. 로봇수술 유저로서 국내 로봇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하루 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