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의 대표주자인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를 이끌어 왔던 승기배 교수가 정년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 사표를 던졌다.
의사로서의 제2의 삶을 꿈꾸며 개원 준비에 나선 것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 승기배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해 말 의료원 측에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2월 말까지 예정된 진료를 끝으로 병원을 떠날 예정이다.
심혈관 질환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승기배 교수의 경우 1981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1990년부터 순환기내과 교수로 시작해 줄곧 CMC에서 활약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2017년 9월까지 병원장까지 맡으면서 '서울성모병원 내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당시 여의도성모병원장까지 겸임하면서 '원 하스피탈' 체제를 선언하며 CMC 산하 병원의 통합운영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해 은평성모병원 개원을 전‧후로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발생하면서 병원 안팎으로 불편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승 교수는 CMC 내 인사를 둘러싼 문제가 제기되고, 지난해 4월 은평성모병원이 개원한 뒤 2개월 넘게 장기간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
이 후 지난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로 컴백했지만, 복귀한 지 반년 만에 CMC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승 교수의 정년이 오는 2021년 2월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먼저 병원 생활을 정리한 셈이다.
승 교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교수 생활을 마치고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하지만 개원하기도 전에 이 사실을 미리 알려 김칫국을 마시고 싶지는 않았다"고 조용하게 병원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한편, 승 교수의 개원 계획이 전해지자 CMC 안팎으로는 소위 빅 5병원으로 꼽히는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 치료 분야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성모병원의 한 교수는 "최근 병원 내 병원 형태로 심뇌혈관병원을 설립해 관련 분야를 주력하고 있지만 본궤도에까지 오를 수 있게 큰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승 교수"라며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지만 이 점은 반드시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