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서의 교훈을 바탕으로 볼 때, 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 확산을 차단하려면 의료진을 대상으로 보호장비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 방지환 교수(감염내과)는 11일 메르스 이후 수행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 사태 당시 전체 확진자 186명 중 172명이 병원 내에서 감염됐으며 그중 25명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이었을 정도로 병원 내 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2015 메르스 백서에 따르면 이러한 병원 내 감염 확산은 2차 이상 전파력이 낮다는 초기 가정의 오류와 함께 보호구 착용 등 감염병 대응인력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훈련 부재가 상당부분 기인했다.
실제로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방지환 교수 연구팀이 메르스 당시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의료진을 대상으로 수행한 횡단연구 결과에 의하면, 의료진 교육을 통한 상황별 필수 보호구 착용이 2차 감염 억제에 주요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환자의 이송과 상담, 검사 등을 수행한 총 34명의 방역요원과 의료진 중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들의 70%이상이 필수적인 보호장비를 철저하게 착용한 채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들은 85%가 사전에 보호장비 착용에 관한 교육을 이수하였으며 착·탈의 훈련을 받은 비율도 6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자와 밀접 접촉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보호장비 교육이 병원 내 2·3차 감염 예방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는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해외 학술지 '서태평양 감시와 대응 저널(Western Pacific Surveillance and Response Journal)'에 지난 2019년 게재된 바 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방지환 교수는 "병원은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비율이 높은 특수한 공간인 만큼, 감염병 유입시 매우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로나19 대응인력에 대한 철저한 감염관리 교육을 통해 환자 중증도에 따른 필수 보호구를 착용한다면 병원 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