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중환자 치료는 당연히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이라고 본다. 다만 병상확보와 인력투입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방역방국을 만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들의 말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2일 오후 2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18곳 병원장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실시했다.
중대본은 이를 시작으로 수도권 대학·종합병원,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비수도권 대학·종합병원까지 릴레이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중대본 측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매진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을 더 확보해달라"고 의료진에 대한 감사와 함께 당부를 하는 자리였다.
자리에 참석한 병원장들도 박능후 복지부 장관의 당부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 병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기존 감염병 환자 이외 중증환자 비중이 높은 대형병원들은 병상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선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이미 중증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시작한 상황. 이를 위해 병상을 비우고 의료진을 대거 투입하면서 병상도 의료인력도 부족하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회의에 참석한 A상급종합병원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근 환자가 감소했지만 그래도 중증도 높은 환자 비중이 높은터라 일정분 이상의 병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병상운용이 어렵다"로 전했다.
감염병 환자를 위해 병상을 비우다보니 자칫 중증 환자 치료에 차질이 빚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에 따르면 상당수 상급종합병원이 갑자기 국가지정 음압병상 시설을 갖추는 것은 어렵고 기존의 병상을 비워 이동형 음압기로 음압병실을 만드는 상황.
격리병상을 만들려면 다인실(4~5인실)에 이동식 음압기를 설치하고 1병실로 만들어 운영하다보니 결국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병실은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2개 병동 즉, 75병실(bed)을 비웠지만 4~5인실을 1인실로 활용하다보니 실제로 코로나19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실은 약 10여개가 전부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장들은 코로나19환자 치료에 의료인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어려움도 크다고 전했다.
B상급종합병원장은 "코로나19 중증환자 1명을 돌보려면 간호사 15명을 투입해야한다"며 "이는 기존 중환자 대비해 서너배 많은 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렵게 병상은 만들 수 있어도 의료인력을 또 다른 문제"라며 "상급종합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만 있는 게 아닌데 간호사를 그쪽에 대거 투입하면 중환자실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지는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