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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마스크 사재기" 박능후 장관 발언에 의료계 '발칵'

박양명
발행날짜: 2020-03-13 12:02:27

"장관의 무지와 독선에 아연실색…자괴감·절망감 줬다"
의료계에 공개사과 요구부터 장관직 파면 요청까지

"의료현장에 마스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 때문"이라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모독이며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박능후 장관의 발언에 의료계 단체들은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나섰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 이하 병의협)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박능후 장관의 마스크 발언은 현장 의료인에게 자괴감과 절망감을 안겨줬다"라며 "장관의 무지와 독선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국회 보건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방호복 등 의료장비가 부족하지 않다"며 "의료진이 좀 더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병의협은 "수박 겉핡기식 현장 점검으로 물자가 부족하지 않다고 착각하고는 국회에 가서 적반하장식의 망발을 저지른 것"이라며 "박 장관의 실언은 평소 의료계에 대한 적대감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는 의료계를 폄하하고 독선과 무지함을 드러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라며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혐오의 시선을 참아 넘기면서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현장 의료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박능후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하는 모습.
의료 현장은 마스크를 사재기 할 수도 없고 부족한 게 현실.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박 장관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말이라도 고생한다, 마스크가 부족해서 미안하다, 충분히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격려의 소리는 못할망정 힘빠지게 만드는 소리만 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주부터 공적 마스크를 의료계에 지급하고 있다"라며 "그전에는 한 장도 안줘서 의사들도 약국가서 줄서고, 2초만에 매진되는 인터넷 쇼핑몰에 매달렸다. 그런데도 못구해서 3일에 한장씩 쓰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대구경북 지역도 성금 보내지 말고 마스크, 방호복 등 물자를 보내달라고 하는 지경"이라며 "현장을 제대로 알고 하는 소린지 모르겠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료계에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부회장은 "전국에서 의사들이 국민 건강을 지키려고 헌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의료인도 감염으로 입원하고 있다"라며 "장관 자리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현장에서 환자 진료를 위해 여유분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현장에서 헌신하는 의사에 대한 모독이다.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