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정형선 교수, 심평원에 '종별기능 정상화 개선안' 제시 외래·입원 기능가산 속 의원·병원간 수가역전 개선안도 포함
1977년 도입 이래로 40년 넘게 고정돼 있는 의료기관 종별가산 전면 개편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 첫째로 2021년 3차 상대가치개편에 맞물려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종별가산 개편의 전반적인 밑그림이 공개됐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가 종별가산 개편안이 담긴 '종별기능 정상화 및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수가가산제도 개선방안 연구' 결과를 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의원서부터 3차 상급종합병원까지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근간이 되는 '종별가산'은 도입 이래로 줄곧 의료제도 기본 골격으로 유지돼 왔다. 의원서부터 수가에 15%, 병원 20%, 종합병원 25%, 상급종합병원 30%를 각각 가산해주면서 전반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구성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이 심각해지는 등 의료전달체계 붕괴가 현실화되자 복지부와 심평원은 2021년 3차 상대가치개편에 맞춰 종별가산도 함께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정형선 교수가 개편방안 연구를 맡아 종별가산 개편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정 교수가 제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종별가산을 의료기관 '기능가산'으로 재설정하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능에 따라 수가를 가산해주는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기존 종별가산금액을 활용해 ▲입원·외래 의료이용과 연계한 조정 ▲질환의 중증도를 연계한 조정 ▲행위유형별 수익구조를 고려한 조정 ▲환산지수의 변화와 연계한 조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 중 입원·외래 의료이용과 연계한 조정의 경우 의료기관 유형별로 입원과 외래에 차등을 두어 종별가산의 일부를 기능가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즉 병원은 입원서비스의 종별가산을 올리고, 의원은 외래서비스의 종별가산을 올리는 것으로 현재 복지부가 추진 중인 의료전달체계 개편 방안과 일맥상통한다. 정 교수팀은 종별가산 개편에서 남게 되는 금액 일부분을 환산지수로 인해 뒤바뀐 병원과 의원의 수가 역전현상에 쓰일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소위 수가협상에서 의원과 병원의 인상률이 계속 차이나면서 역전된 환산지수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 교수팀은 "병원과 의원 간의 환산지수 격차가 커지고 있어, 2014년부터 종별가산율을 적용한 환산지수도 의원이 병원보다 높아지면서 기존의 종별가산율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졌다"며 "종별가산의 재원을 활용하여 의과 환산지수를 통일해 수가의 역전 현상 문제를 해소하고 기본진료료 개편을 지원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별기능을 정상화 할 수 있는 ‘기능가산’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종별가산 폐지로 2018년 진료비 지출 기준 의과에서 3.8조 원을 확보 가능하며 치과 한방을 포함 총 4.25조 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종별가산을 폐지하고 제도에 투입됐던 금액을 토대로 수가 역전현상을 바로잡는 동시에 기능가산, 초·재진료 등 기본진료료를 인상하자는 데 쓰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교수팀은 "종별가산에서 확보된 재원으로 기본진료료를 인상할 수 있다. 종별가산 확보 재원을 어느 정도 기본진료료 개편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잠정적으로 5천억원을 의원급 외래 기본진료료 인상에 사용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이는 의원급의 외래 초진료 및 재진료를 상급종합병원의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