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여아 스텐트 삽입술 중 의료사고…업무상과실치사 기소 1심, 2심 이어 대법원까지 '무죄' "과실 없다"
2016년 6월 4살의 여자아이가 폐동맥 판막 협착 증세를 개선하기 위해 스텐트 삽입술을 받다가 사망에 이르렀다.
유족은 스텐트 시술을 했던 소아청소년과 의사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었다. 혐의는 업무상과실치사.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의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의사가 한 일련의 행동에 과실이 없었고 의사의 의료행위와 아이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주된이유였다.
의료사고가 일어났던 2016년 6월부터 대법원의 '무죄' 판결이 나온 2020년 3월까지 약 3년 9개월여의 시간이 걸렸다.
시간을 되돌려 2016년 6월 29일, 소아심장을 전문분야로 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A씨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A씨는 4세 여자아이에게 폐동맥 판막 협착 증세 개선을 위해 풍선성형술 및 스텐트 삽입술을 하기로 했다. 이 소아환자는 폐동맥 판막 협착으로 인한 폐동맥 고혈압 증세를 보였으며 심장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였다.
환자의 오른쪽 골반에 구멍을 뚫고 유도철선(wire)으로 풍선을 환자 주폐동맥 판막 부위까지 집어넣은 후 풍선에 액체를 수회 넣었다 뺐다 하면서 혈관을 넓혔다. 이후 풍선도자에 스텐트를 입힌 후 유도철선을 따라 넣던 중 주폐동맥 판막 부위 입구에서 턱에 걸려 더이상 스텐트가 들어가지 않아 힘으로 밀어넣었다.
문제는 이때부터 생겼다. 힘으로 밀어넣을 때 압력으로 스텐트 앞부분과 뒷부분에 변형이 생겨 더이상 스텐트를 삽입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A씨는 스텐트를 다시 제거하기로 하고 빼내던 중 골반이 있는 외장골 정맥 부위에서 더이상 스텐트가 빠지지 않게 됐다.
A씨는 스텐트를 빼내기 위해 계속 잡아당기면서 스텐트 제거를 위해 올가미가 달린 카테터(snare catheter)를 사용하다가 올가미 2개가 체내에서 끊어졌다.
검찰은 "A씨가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스텐트가 빠져나오는 혈관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해 출혈로 인한 합병증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며 "A씨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테 41분 동안 무리하게 수술 없이 스텐트 제거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무리한 스텐트 제거 시술로 환자의 외장골 정맥이 파열되고 혈관 손상이 일어나 출혈이 생겼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었다.
결국에는 같은 병원 이식혈관외과 의사가 '스텐트 제거 및 강선 제거술, 총장골정맥 및 외장골정맥 단단문합술'을 시행했다.
수술을 마친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불응성 대사성 산증으로 파종성 혈관 내 응고 등으로 6월 30일 새벽, 사망했다.
법원은 A씨가 한 의료행위가 과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스텐트를 더이상 삽입할 수 없어서 제거할 때 올가미가 달린 카테터를 사용하는 게 환자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수술을 피할 수 있어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며 "바로 수술로 제거하지 않고 고리형 카테터로 스텐트를 제거하려고 시도한 것이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 "스텐트를 심장에서 가능하면 말초혈관으로 이동시킨 후 제거하는게 필요하다"라며 "정맥혈관 파열 등은 스텐트를 대퇴정맥까지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혈관 손상으로 보인다. A씨가 무리하게 했다면 하대정맥부터 장골정맥 등 상위부가 모두 손상됐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