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별 대조 실험 결과 바이러스 차단율 극히 미미 면 마스크보다 수술용 마스크가 더 취약 "의료진 위험"
N95 등급의 마스크 부족으로 의료진이 궁여지책으로 쓰고 있는 수술용 마스크(Dental mask)가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어도 쓰지 않는 것 보다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깨고 오히려 일반인이 사용하는 면 마스크보다도 차단 효과가 낮았기 때문. 하지만 면 마스크 역시 차단 효과는 매우 미비했다는 점에서 개인 방역에도 획기적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아산병원 배성만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은 국내에서 코로나 감염증으로 확진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마스크별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비교 분석하고 현지시각으로 6일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7326/M20-1342).
연구진은 서울아산병원과 중앙대병원에서 코로나로 확진된 환자를 대상으로 기침을 할때 나오는 바이러스와 각각의 마스크를 썼을때 나오는 오염 정도를 비교 측정했다.
현재 N95 마스크 등의 부족으로 상당수 의료진들이 수술용 마스크를 대용으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를 통해 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한 현재 정부에서도 KF94 마스크 등의 수요 폭증으로 면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환자의 입에서 약 20cm 떨어진 곳에 바이러스 검출을 위한 접시를 배치하고 각각 5번의 기침을 하게 했다. 또한 종류별로 마스크를 쓴 채 같은 방식으로 기침을 유도했다.
이후 마스크와 접시 등에 묻은 바이러스의 양을 측정해 과연 마스크 종류별로 어떠한 효과를 거두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수술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는 막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런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기침을 한 결과 접시에서 나온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량은 환자별로 3.53, 2.14, 2.52 logcopies/mL였다. 한 환자에게서는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다.
이어 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하자 접시에서는 각각 3.26, 1.80, 2.21logcopies/mL가 검출됐다. 사실상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지 못한 셈이다.
면 마스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각각 2.27, 1.42logcopies/mL가 검출됐기 때문. 그나마 수술용 마스크보다는 낫지만 이 또한 제대로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마스크 겉면, 즉 바깥쪽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했는데도 마스크 겉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
실제로 각 마스크를 쓴 뒤 기침을 하고 마스크를 벗자 겉면에서 수술용 마스크는 2.21, 2.11, 2.63, 2.59logcopies/mL의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면 마스크는 2.76, 2.66, 3.61, 2.58logcopies/mL가 나왔다.
의료진이나 환자, 국민들이 이러한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하면 마스크 겉면까지 바이러스로 오염돼 타인을 감염시킬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진은 "마스크 가장자리 주변의 공기 누출로 인해 난류가 발생하면서 외부 표면이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기침 중 고속으로 생성된 에어로졸은 수술용이나 면 마스크를 관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코로나 확진자가 마스크를 착용한다 해도 표면을 손으로 만지면 전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또한 수술용과 면 마스크는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