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에 바이러스 확인 후 수유하는 등 세심히 살펴 입원 18일만에 항바이러스제 복용 없이 회복해 퇴원
국내 최연소 코로나19 환자의 완치, 그 뒤에는 의료진들의 노고가 있었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에는 가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생후 27일된 신생아가 입원, 18일만에 무사히 퇴원했다. 하지만 이는 의료진들의 관심과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병원에 따르면 해당 신생아는 입원당시 37.6도의 미열과 함께 가벼운 코막힘 증상만 있었다. 하지만 하루 뒤 체온이 38.4도까지 상승하고 모유를 평소보다 자주 게워내거나 기침 증세를 동반하는 등 상태가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신생아 환자가 입원한 격리병동에 의료진은 분주해졌다. 일단 아기의 체온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였다. 의료인은 해열제를 투여함과 동시에 열을 낮추고자 소독한 물수건으로 신체를 여러번 닦아주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진료를 담당했던 보라매병원 한미선 교수(소아청소년과)는 "모든 의료진이 초긴장 상태였다"며 "일반적인 성인이나 소아가 아닌 태어난지 불과 27일밖에 신생아여서 치료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부분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호흡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연속적인 흉부 엑스레이 촬영 결과에서도 폐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 등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항바이러스제나 항균제를 섣불리 투약하기 보다는 모유수유를 지속하며 아기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향으로 치료에 접근했다.
당시 신생아 환자가 입원했던 격리병동의 임영선 수간호사는 "입원 당시 아기의 입원실을 의료진의 공간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배정했을 만큼, 갑작스레 발생할 수 있는 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하루 세 번씩 아기의 혈압과 산소포화도, 체온을 측정하고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증상을 면밀히 체크했다"고 전했다.
모유 수유도 쉽게 진행할 수 없었다.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된 엄마의 모유 성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될 경우, 모유로 인해 감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수유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임 수간호사는 "만약 엄마의 모유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면 어쩔 수 없이 분유를 제공해야 했는데, 그랬다면 의료진과 엄마 모두 아기를 돌보는 데 겪었을 애로사항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했다.
다행히도, 검사 결과 엄마의 모유에서는 바이러스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의료진은 아기에게 무사히 모유 수유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렇듯 보라매병원 의료진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이어진 결과, 아기의 상태도 점차 호전되어갔다. 체온은 금세 정상범위로 회복됐고, 입원 약 13일이 지난 뒤부터는 기침, 코막힘 등의 증상들도 나타나지 않아 안정적인 상태가 지속됐다.
이후 이틀에 걸쳐 이루어진 두 번의 바이러스 검사에서 최종 음성판정을 받은 아기는 입원 18일째인 지난 3월 26일, 함께 완치된 엄마의 품에 안겨 무사히 퇴원했다.
아기 엄마는 "작은 몸으로 병마와 싸운 저희 아이를 위해 노력해주신 보라매병원 의료진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남기고 퇴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