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급 대상 조차 안된 의료기관은 "그마저 못 받아" 일선 병의원들, 비상 사태인 만큼 상환 기간 유예 호소
"의료기관에 코로나19 여파는 여전한데 선지급 받은 요양급여비용을 당장 7월부터 상환할 수 있겠나. 자칫하면 요양급여비 차압될 판이다."
얼마 전 경영난에 요양급여비를 선지급 받은 병원장의 하소연이다.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코로나19 소강기를 맞이하는 듯 했지만 또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자 일선 의료기관들은 앞서 선지급 받은 요양급여비 상환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 감염 확산이 본격화 된 이후 의료기관 내원환자가 급감, 5월 14일 현재까지도 전년대비 환자 수가 올라설 기미를 보이기 않기 때문이다. 해당 병원장은 "일단 선지급금으로 직원 인건비를 지급하며 버텼는데 환자가 늘지 않는 상태에서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적어도 2~3개월만 버티면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최근 주점, 유흥시설 등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세를 타면서 의료기관들이 경영난 늪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병원협회 한 임원은 "7월부터 상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례없는 사태인 만큼 상환 기간을 유예해주는 유도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러운 의료기관도 있다. 앞서 메디칼론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선지급금 대상조차 속하지 못한 병의원들 얘기다.
정부는 코로나19로 극심한 의료기관 경영난의 타개책으로 제시한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막상 메디칼론 이용 의료기관은 제한하는 등 문턱이 높다보니 대상이 되는 의료기관은 일부에 그쳤다.
실제로 요양급여비용 선지급을 받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2679곳, 병원 236곳, 종합병원 91곳, 상급종합병원 22곳에 불과했다.
서울권 A정형외과병원 이모 병원장은 "주변 동료 병원장 중 선지급금 혜택을 봤다는 이를 못봤다"며 "우리 입장에선 선지급급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100병상 전후의 병원을 개원하려고 해도 메디칼론 없이 문을 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
이 병원장은 "메르스 당시에는 중소기업자금으로 20억원을 대출받아 급한 불을 껐지만 코로나19는 피해 의료기관 수가 많다보니 6억원밖에 받지 못했다"며 "끝이 안보이는 상황이 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200병상 규모의 B종합병원장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 여파로 5월 현재 환자 수는 전년대비 70%수준. 정부가 제시한 요양급여비 선지급 제도는 메디칼론 즉, 대출을 이미 받고 있다는 이유로 대상에 들지 못했다.
B종합병원장은 "코로나 사태 직후부터 지금까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면서 환자가 더 감소했는데 환자만 감소했을 뿐 그에 대한 정부 보상은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그나마 메디칼론으로 버티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협회 한 임원은 "요양급여비 선지급제도는 아쉬움이 많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