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백혈병 신약 ‘벤클렉스타’ 다발골수종 영역도 접수 예고

원종혁
발행날짜: 2020-05-19 05:45:55

CLL 급여 이어 재발 불응성 골수종 환자에 평가
키프롤리스 2제병용 환자 'VenKd 요법' 첫 시도

3차 이상 치료제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분야 비용효과성을 검증받고 국내 급여권에 탑승한 '벤클렉스타(베네토클락스)'가 또 다른 악성 혈액암종에서도 재발 방지혜택을 저울질할 예정이다.

지난달부터 보험급여를 적용받게된 CLL 환자에서 처럼, 재발 환자가 많고 기존 병용요법에도 치료 반응률이 떨어지는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일부 개선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항암제를 다양하게 섞어 쓰는 방식인 '칵테일 요법'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종양의 완전 관해반응을 보고했다는 것은 주목할 점으로 꼽힌다.

벤클렉스타.
백혈병약 베네토클락스를 다발골수종에서 추가 병용전략으로 평가한 첫 임상 결과가 '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 5월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J Med Case Reports. 2020;14(54)).

현재 다발골수종 시장에는 '벨케이드(보르테조밉)'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를 필두로 한 '키프롤리스(카필조밉)' '포말리스트(포말리도마이드)' '다잘렉스(다라투무맙)' 등 1차부터 4차까지 여러 치료 옵션이 진입하면서 병용전략을 통한 생존율 개선에도 어느정도 혜택을 기대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관건은, 여전히 환자 대부분이 재발을 빈번히 경험한다는 점에서 재발 불응성 환자들에 사용 가능한 신규 약물의 진입에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베네토클락스 병용전략은 이러한 지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현행 벨케이드 조합이나 키프롤리스 병용요법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재발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선효과를 제시했기 때문. 키프롤리스와 '덱사메타손' 병용전략, 이른바 'Kd 요법'에 베네토클락스를 추가하는 3제 병용요법('VenKd 요법')의 경우 종양의 관해를 두고 어느정도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더욱이 다발골수종 가운데서도, 't(11,14)(q13;q32)' 변이라는 특징적인 세포유전학적 상태를 보인 환자군에서 개선효과를 확인하면서 환자별 유전자 표적치료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BCL-2 표적약 승부수 "재발 불응성 혈액암종 유전자 맞춤 표적"

베네토클락스는 체내 면역 B세포와 관련된 'BCL-2(B-cell lymphoma 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뒤 기능을 억제해 세포자멸사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이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난치성 혈액암종을 놓고는 국내 급여권에도 합류한 신약물질이다. 따라서 이러한 작용기전으로 인해 다발골수종세포의 사멸에도 어느정도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상황이었다.

연구에는 다발골수종 환자 가운데 t(11,14)(q13;q32)을 유전적 특징으로 가진 환자들에서 베네토클락스 3제 병용요법의 반응률을 살핀 두 건의 증례보고서에서는, 일단 치료 초기 신속한 반응을 보고했다.

체계문헌적고찰의 세부적인 결과를 보면, 증례에 포함된 50세 남성은 이미 이전에 보르테조밉을 비롯한 '탈리도마이드' 덱사메타손 등 3제병용요법 이후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술(autologous 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을 시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 환자는 3년후 다발골수종이 재발됐는데, 순차적으로 카필조밉 및 레날리도마이드, 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시행한 이후, 유전자 검사에서 t(11,14)(q13;q32)가 확인된 뒤 기존 Kd 요법에 베네토클락스를 추가하는 VenKd 요법을 받았다.

이후 추적관찰 결과에서, 치료 6주기에 질환 진행과 관련한 종양세포가 없어진 완전 관해(complete remission)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동일한 치료경험을 가진 48세 환자에서도 VenKd 요법을 시행한 결과, 첫 치료 두 달 뒤 임상적 반응을 보고했다. 다만 해당 환자의 경우 투약 6개월 이후, 질환이 진행되면서 체내 장기부전을 악화시키는 혈장세포 백혈병이 진행되면서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다발골수종 분야에도 환자별 맞춤의료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표적치료 패러다임인 전환은 이미 분명해진 상황"이라며 "최근들어 세포유전학적 특징이나 다발골수종 현광분광(fluorescence) 분석 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VenKd 3제 병용요법은 이미 1b/2상임상 예비분석 결과에서도 다발골수종에 개선혜택을 확인하기는 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들 연구자료가 재발 방지 및 개선혜택을 평가하기에는 추적관찰 기간이 단기간이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벤클렉스타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도 처방권 진입 및 급여 행보에 바쁜 나날을 보냈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3차 이상 치료에 이어, 올해 3월 표준치료인 '벤다무스틴'과 리툭시맙 병용요법과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3상임상 'MURANO 연구' 결과를 근거로 2차 치료의 병용요법으로도 허가를 받으면서 처방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이어 지난달부터는 복지부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개정안'에 따라, CLL 3차 치료에서 선별급여를 적용받게 됐다. 약가협상 결과 연간 예상 청구액 총액을 초과하는 경우 청구액의 초과분에 대해 일정비율 환급형 계약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