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리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동향 특별세션 약물재창출부터 RNA 간섭기술까지 다양한 전략 동원
길리어드 사이언스코리아, 노바티스, 화이자 등 세계 유명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다양한 기전 및 전략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를 통한 사이토카인 항염증성 후보물질부터 약물재창출, RNA 간섭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게놈을 직접 공략하는 치료제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바이오코리아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동향에 관한 특별세션을 마련하고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비임상 진행 시 유의사항, 국내 기업의 치료제 개발사례 공유를 통해 신약 개발을 촉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세션에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과 같은 학계 연구소부터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로 주목받은 셀리버리 등 6개 산학계가 함께했다.
먼저 'COVID-19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치료제(SCM-AGH) 개발 사례'를 발표한 송순욱 SCM생명과학 부사장은 줄기세포가 항염증 기능을 통해 코로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사이토카인 막아라…줄기세포의 항염증 기전 눈길
송 부사장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방안이 전세계적으로 모색되고 있다"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라는 줄기세포를 가지고 등록된 임상시험의 건수는 17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진행된 첫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에는 코로나19 환자 10명이 참가했고, 7명은 줄기세포 치료군에 3명은 비교군에 포함됐다"며 "이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1x106 세포/kg 줄기세포를 1회 투여 받았고, 보통 2~4일 후부터 치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군에 포함된 7명의 환자들 중 세 명은 치료 후 3일 후에 퇴원했고 나머지 네 명도 치료 효능을 보인 반면, 비교군 환자 한 명은 사망, 한 명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한 명은 질환 유지로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를 투약할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을 야기시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을 감소시키고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적인 면역 T세포 활성화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모델에서 밝혀진 바 있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이 발현된 만큼 이를 조절하는 것이 치료제의 핵심 기능이라는 뜻이다.
송 부사장은 "줄기세포를 고순도로 분리하는 고유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고효능, 저비용 줄기세포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런 고효능 줄기세포치료제를 가지고 경증 및 중증 급성췌장염 동물모델에서 유효성을 이미 입증한 바 있다"고 항염증 기능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줄기세포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야기시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인 TNF-alpha, INF-gamma, IL-1beta, IL-6 는 감소시키고, 항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인 IL-4, IL-10 증가 및 조절 T 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SCM-AGH 줄기세포치료제의 예상되는 치료 효과들 역시 사이토카인 폭풍 조절"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절 T 세포가 활성화돼 IL-10 분비가 늘어나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T-, B- 세포 같은 면역세포들도 조절될 수 있다"며 "줄기세포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시스템을 빠르게 정상화시켜 장기적 치료 효능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로 부각된 셀리버리 역시 항염증에 초점을 맞춰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세포 내 핵 위치 신호 조절…과염증 반응 억제 가능
'급성 염증 억제를 위한 iCP-NI 치료제 개발'을 발표한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핵 위치 신호(Nuclear Localization Signal)의 세포 내 전송은 사이토카인/케모카인의 발현을 조절의 키"라며 "이를 조절해 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도해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며 "과도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케모카인을 유도하면 기관지 및 폐포 조직의 파괴를 초래하며, 이는 폐 섬유화와 같은 영구적 폐 손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가 개발중인 iCP-NI는 과도한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발현을 조절을 목적으로 한다"며 "세포 내로 전송된 핵 위치 신호는 스트레스 반응성 전사인자(SRTFs)가 세포질에서 핵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한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이라고 밝혔다.
동물실험 결과 iCP-NI는 RNA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흡입 폐렴 모델에서 기관지-폐포액 내 사이토카인과(TNF-α: -79%, IL-6: -91%, IL-12: -110% & IL-10: +574%)과 케모카인 (MCP-1: -89%)의 발현을 조절하는 효능을 보였다.
또 블레오마이신으로 유도된 폐 섬유증 동물모델에서 폐 섬유증을 50% 감소시켰고 iCP-NI는 포도구균 장독소 B와 급성 폐렴 동물모델에서 백혈구를 보호하며(CD3+ T cell: 100%, CD4+/CD3+ T cell: 96%, B220+ B cell: 85%, CD45+ macrophage: 100%), 비장세포의 세포사멸을 97% 감소시켰다.
이같은 결과는, iCP-NI가 싸이토카인 폭풍과 중증 패혈증을 동반하는 코로나19과 같은 다양한 감염성 질환의 염증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로서 잠재력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
▲변이 쉬운 RNA 바이러스…RNA 간섭으로 해결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코로나19 RNA 간섭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코로나19의 난제는 RNA 기반의 높은 변이율이 지목된다. 치료제에 대한 내성은 물론 변이 가능성으로 백신 개발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독자적으로 RNA 간섭기술을 통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중에서는 유일하게 RNA 간섭기술로 임상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RNA 바이러스는 변이율이 높아 치료제에 내성이 쉽게 생길 수 있지만 RNA 간섭기술을 이용하면 바이러스 RNA 게놈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며 "RNA 간섭기술은 돌연변이가 잘 생기지 않는 부위를 타겟하거나, 한번에 여러가지 비대칭 소간섭 리보핵산(siRNA)가 게놈에 표적하도록해 돌연변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등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기존 치료제를 코로나19에 활용하는 '약물재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김승택 파스퇴르연구소 박사는 "현재 코로나19에 사용할 수있는 백신이나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며 약물 재창출이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항바이러스 약물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우선 2002~3년 유행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약 3000개 항바이러스 약물 스크리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 48개의 FDA 승인 약물을 선정했고 이 약물들에 대해 다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항바이러스 활성을 시험했다"며 "그 결과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해 상당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나타내는 총 24가지의 약물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니클로사미드와 시클레소니드가 주목할 만하다"며 "이 연구를 통해 발굴한 약물들은 현재 치료제가 전무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추가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