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이가 있는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 PARP 억제제 등의 치료법보다 백금화학요법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체 생존율과 무진행 생존기간 등 다른 어떤 치료법보다 예후가 좋은 만큼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면 1차로 백금화학요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박흥기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전자 변이가 있는 전이성 췌장암에 대한 백금화학요법의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현지시각으로 24일 미국암학회지(AACR)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1158/1078-0432.CCR-20-0418).
연구진은 전이성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이 2.9%에 불과하지만 백금화학요법은 물론 PARP 억제제 등에 대한 표준화된 바이오마커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국 어떠한 약물이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임상 의사의 판단에 따라 치료법이 정해지고 있다는 것. 연구진이 유전자 변이를 주목한 이유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상동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 HR)으로 알려진 DNA 변형과 전이성 췌장암의 악화, 나아가 백금화학요법의 효과에 대한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전이성 췌장암 환자 262명과 이 중에 포함된 HR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사이에 과연 같은 치료법이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추적한 것이다.
그 결과 표준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전체 생존 중앙값은 15.5개월을 기록했다. 하지만 1차로 백금화학요법을 받은 H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25.1개월로 무려 10개월이 늘어났다.
또한 1차 치료로 백금화학요법을 받은 HR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은 이러한 변이가 없는 환자보다 질병 진행 위험이 44%나 낮았다.
무진행 생존기간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HR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 중 백금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12.6개월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보였지만 PARP 억제제 등 다른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4.4개월에 불과했다.
HR 돌연변이 환자에게는 백금화학요법이 모든 지표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박흥기 교수는 "백금화학요법이 다양한 H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에게 최우선 치료법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며 "또한 새롭게 전이성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