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큰 의미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진행해도 국소 항암제 요법 등에 비해 전반적으로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으로 앞으로 이러한 치료법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지적이다.
미국 암 연구단체인 ECOG-ACRIN 연구소는 미국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받은 연구 용역을 통해 말기 유방암 환자의 치료에 대한 생존 지표 연구를 진행하고 현지시각으로 30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0)에서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사전에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말기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이 생존율을 올릴 수 있는지를 평가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다.
지금까지 말기 암(IV단계)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생존을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말기 유방암 환자는 일반적으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표적 항암제나 면역 항암제 등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말기의 경우 전이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소 치료가 혜택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E2108으로 명명된 임상시험에 관심이 쏠린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세계 첫 말기 유방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규명하는 대규모 임상인 이유다.
390명이 등록된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은 각각 수술과 방사선, 항암제 국소 요법을 무작위로 진행했다.
그 결과 이 그룹간의 생존율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4.5년 후 생존율을 비교하자 그룹 모두 50%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룹간에 환자들의 우울감과 불안 등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항암제 치료를 받은 그룹과 수술, 방사선 치료를 받은 그룹간에 차이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국소 항암제 요법간에 생존 지표 차이가 전혀 없는 셈이다.
ECOG-ACRIN Antonio C. Wolff 유방암위원회 위원장은 "말기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고려되는 것은 종양의 성장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러한 행위가 전혀 유리하지 않다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불필요한 치료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환자 개개인별로 맞춤형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